2024-04-29 12:33 (월)
중국이 고속철도 건설에 목매는 이유
중국이 고속철도 건설에 목매는 이유
  • 월간리치
  • 승인 2011.08.10 12:41
  • 호수 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은 지난 6월30일 베이징과 상하이 1318㎞를 4시간50분에 주파하는 시속 350km 속도의 고속전철을 개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첫 개통 이후 각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하늘을 나는 것보다 땅 위를 달리는 것이 더 위험해졌다’는 비아냥거림이 등장할 정도로 중국의 자랑이던 고속철도는 중국의 불명예로 전락한 모습이다.

한국의 고속철도도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 데 고속철도가 아니라 미숙한 운영시스템과 운영인력의 문제다. 중국도 미숙한 운영시스템이 사고를 불러오고 있다. 첨단산업의 운영초기에 미숙함은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문제가 많은 고속철도를 더 확장하고 더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심지어 중국은 향후 5년 내 시속580km로 비행기의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의 고속철도망은 이미 작년 말 기준으로 8천358km에 이르렀으며, 2012년 말에는 1만3천km, 2020년엔 1만6천km로 확장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고속철도망을 가진 나라가 된다.

고속철도에 목매는 이유, 에너지와 자원문제

중국은 왜 문제가 많다는 고속철도 건설에 목을 매는 것일까? 에너지와 자원소비문제 때문이고 광활한 토지를 가지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하기 위함이다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은 국민들의 여행거리와 높은 상관성이 있다. 1950년~9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인구증가는 75%였지만 여행거리는 4배가 늘었다. 경제성장은 국민들의 장거리 여행을 늘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중국은 85년부터 2007년까지 인구는 26%늘었고 GDP는 26배 증가했지만 국민들의 여행거리는 3.9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2007년 중국인들의 연평균 여행거리는 1,634Km로 선진국의 90년대의 평균 여행거리의 1/8~1/9에 못 미친다. 95년 미국인의 연평균 여행거리는 1만4000Km, 91년 영국이 1만2000Km, 97년 일본이 1만1000Km 98년 러시아가 3300km다.
소득수준의 급속한 향상으로 중국인의 여행거리는 급속히 늘어날 전망인데 13억 인구가 선진국의 1/3정도인, 연간 5000km정도의 여행을 한다고 하면 이는 2007년 여행거리의 3.1배로 중국의 운송수단과 여행업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그런데 문제는 에너지와 자원소비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구밀도를 보면 13억 인구에 960만 평방 킬로미터로 인구밀도가 138명으로 세계100위 근처다. 내몽고, 시장, 칭하이, 신장 등은 외곽지역인구 5300만명이 사는 지역이고 이 인구가 사는 면적이 473만 평방 킬로미터이다. 나머지 지역에 12억7000만 명의 인구가 사는데 이 지역의 인구밀도는 260명으로 이는 세계 30위 수준으로 유럽인구밀도의 2.3배다. 그래서 동, 중부의 인구들을 수송하는 데는 효율성이 높은 수송수단이 필요한데 여기에 적합한 것이 고속철도다.

중국 자동차산업 5~6년이면 한계

작년에 중국은 자동차가 1800만대가 팔렸다. 자동차산업은 GDP의 1.5배 정도 성장하는 것이 정상인데 향후 10년간 매년 10%성장하고 2020년 이후 5%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오는 2016년에는 3000만대, 2019년이면 연 4400만대가 팔린다. 현재 50대 수준인 중국의 천명당 자동차 보급률이 한국의 성장궤적을 따라 간다면 2002년 한국의 1000명당 보급대수가 200대인데, 중국은 2018년에 200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총 자동차 보급대수는 2016년이면 2억대를 넘어서고 2018년이면 2억6000만대, 2020년이면 3억10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11차5개년 계획에서 1억 톤 정도 석유정제능력이 증가했는데 대부분이 자동차의 신규증가분에 사용되는 석유 때문에 증가한 것이다. 중국의 석유 수입의존도 50%는 에너지 안전에 중요한 위협이고 미국과 달리 석유의 가격결정권이 없는 상황에서는 국가 안보와 상관성이 높다.
중국의 에너지절약과 신 에너지차량 프로젝트인 863계획에 따르면 중국의 차량 한대당 연간 기름사용량은 2톤 정도인데 이는 연간으로 중국의 석유와 중유의 정유능력은 연간 2억 톤 정도다. 매년 차량한대가 1톤 정도 석유를 사용한다고 하면 2억 톤의 정유능력은 2억대정도면 한계다.
대도시 대기오염의 45%는 자동차배기가스이다. 중국은 에너지의 70%가 석탄이고 20%가 석유인데 석유의 수입의존도가 50%가 넘는다. 중국은 에너지소비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데 그래서 미국식 “자동차+비행기중심”의 운송체계 구축은 구조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고속철도건설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여객1인당 에너지소비와 배출을 보면 고속철, 승용차, 비행기의 비율은 1.5:3.5:6이다. 또, 토지점용면적을 보면 4차선고속도로 1개를 건설하는 데 소요되는 토지면적은 고속철도의 1.6배이고 대형공항 하나를 건설하는 토지면적은 고속철도 1000km건설부지와 맞먹는다.

고속철도 전국 ‘1일 생활권’

지난해 말 현재 중국은 6555km의 고속철도가 운행 중인데 이중 3676km가 시속 250~350km이고 2876km가 시속 200~250km짜리다. 중국은 내년년까지 전국에 1만3000km의 고속철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만3000km의 고속철도중 시속 250km속도의 철도가 5000km이고 350km의 고속철도가 8000km이다. 철도차량은 200~250km, 250~300km, 350km이상의 3종류의 고속철도를 유럽과 합작으로 개발을 끝냈고 국산화율은 이미 75~85%수준에 이른다.
중국은 동중부를 종횡으로 연결하는 4종4횡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총49개 노선 중 이미 지난해 2월 현재 12개 노선이 완공됐고 24개 노선이 건설 중이다. 이렇게 되면 철도의 운송 중 고속철도의 비중이 2007년 33%에서 2012년에는 50%대로 올라갈 전망이다.

올해 말이면 북경에서 최남단 심천까지 2260km, 북경에서 최북단 하얼빈까지 1700km의 고속철도가 완성된다. 북경에서 심천까지 6시간30분, 북경에서 하얼빈까지 5시간이면 갈 수 있어 중국의 남북이 1일 생활권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자동차, 철도를 포함한 운송수단의 보급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Locomotive economics)와 내수부양효과는 엄청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