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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장세 속 뜨는 ‘착한 기업’ 투자하고 ‘수익률’ 얻고
변동성 장세 속 뜨는 ‘착한 기업’ 투자하고 ‘수익률’ 얻고
  • 월간리치
  • 승인 2011.12.08 15:31
  • 호수 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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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이 큰 널뛰기 장세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착한 펀드’로 불리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데다 최근 변동성 장에서 안정적 수익률로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착한펀드에 대해 알아봤다.

사회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SRI펀드가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올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 수익률을 웃돌아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
착한펀드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성장형펀드의 장점과 가치형펀드의 장점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배구조가 투명한지, 도덕성이 뛰어난지 등의 요소들을 평가해 투자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뿐만 아니라 착한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인식이 투자자들을 움직이고 있다.

사회적 기능과 수익률 동시에

착한펀드는 특히 환경보호나 근로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에 투자해 기를 살려주는 기능이나 적극적으로 주주 권리를 행사해 왜곡된 지배구조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을 막는 기능 등도 수행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높은 펀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적 기능만으로 착한 펀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펀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률. 착한 펀드는 높은 수익률이 뒷받침되면서 더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착한펀드는 위기 장세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오히려 안정된 수익률을 보이는 것.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기업은 대부분 우량 기업인데다 투자 시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성장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SRI펀드는 클래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148개가 설정돼 있다. 설정액은 지난 10월 27일 현재 1조8772억 원으로 테마형 펀드 중 상위권에 속한다. 이들 SRI펀드는 올 들어 -5.9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8.42%)보다 손실 폭이 덜하다.
규모 1조 원 이상인 주요 테마펀드 중에서는 퇴직연금펀드, 장기주택마련펀드, 기타그룹펀드 등과 더불어 최상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변동성이 심했던 최근 3개월은 -1.69%로 역시 국내 주식형 평균(-2.45%)을 앞섰다.
국내 SRI펀드 대표주자는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이다. 이 펀드 설정액(운용펀드 기준)은 1조4989억 원으로 전체 SRI펀드의 태반을 차지한다. 올해 들어 순유입액은 7796억 원으로 SRI펀드에 유입된 자금 대부분을 이 펀드가 가져갔다. 연초 후 -2%대 수익률로 SRI펀드 선방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마이트리플 SRIC-2’도 연초 후 10.47% 수익률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한국투자녹색성장A’도 4.72%로 플러스 수익률을 실현했다. ‘대신행복나눔SRI30펀드’(-1.83%) ‘하나UBS신경제그린코리아펀드’(-2.07%) 등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변동성 장세에 강한 면모

단기 수익률뿐 아니라 2008년 이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신용 불안 등 각종 위기를 거치는 동안에도 양호한 수익률을 유지한 점도 돋보인다. 지난 3년간 SRI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5.03%로 금펀드(183.57%)와 IT펀드(140.97%)에 이어 테마형 펀드 중 3위다.
해외 SRI펀드에서는 동양탄소배출권특별자산투자신탁 1(탄소배출권-파생형)Class A펀드가 12.87%의 연초 후 수익률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동양탄소배출권특별자산투자신탁 1(탄소배출권-파생형)Class C-e펀드가 12.76%로 바짝 추격 중이다.
이밖에 KB지구온난화테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펀드와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주식'C 2 펀드도 각각 4.02%와 4.00%의 연초 후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착한펀드가 많은 수익을 내는 이유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유연성’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펀드는 성장주와 가치주 펀드로 대별되고 이에 따라 종목 선택이 달라진다”며 “SRI펀드는 기업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종목을 고르다 보니 성장주와 가치주를 고루 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SRI펀드는 비교적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며 “이 때문에 투자 대상 기업들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대형주가 많고,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많아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주 펀드는 상승장에서, 가치주 펀드는 하락장에서 빛을 발한다고 했을 때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SRI펀드가 변동성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SRI펀드가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의 성장동력원으로 새로운 설비투자보다는 유망한 중소기업 합병이 주목받는 추세”라며 “기업 가치와 지배구조 개선에 투자하는 SRI펀드의 투자 영역이 넓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도 착한펀드에 주목

이처럼 착한펀드의 물결 속에서 국민연금 역시 착한펀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국민연금이 시중 운용사에 위탁 운용 중인 SRI펀드 규모는 3조1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4월 1조4000억 원에서 1년여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연금이 SRI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투자전략을 장기로 갖고 가는 연기금 특성상 기업가치 보호가 매우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는 연금운용의 장기성과에 수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SRI 펀드가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거나 야기할 소지가 있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함으로써 스스로 도태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일례로 지난해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일으킨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시가총액이 사고 당시 한때 100조 원 이상 급감했다.
두 번째는 처음부터 기업지배구조나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골라 투자한 뒤 문제점을 개선시켜 나가는 방법이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는 “계열사 몰아주기, 수익에 비해 적은 배당 등 경영상 문제로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며 “주주권 행사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면 기업가치도 올라가고 펀드 수익률도 좋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016년까지 SRI펀드 규모를 11조 원으로 늘려 출산과 가족친화 경영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조용히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착한펀드도 한편에선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펀드의 투자 대상이 되는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이 모호해 대부분의 펀드가 사회공헌을 많이 하면서 이익을 내는 대기업을 기본적으로 편입하고 있다는 것. 이런 점 때문에 SRI펀드들이 다른 펀드와 차별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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