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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전략포럼(WSF 2012) “미래 위한 ‘지혜의 장’ 마련됐다”
세계전략포럼(WSF 2012) “미래 위한 ‘지혜의 장’ 마련됐다”
  • 월간리치
  • 승인 2012.07.09 11:05
  • 호수 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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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미래와 생존 전략을 배우기 위해 국내외 석학을 비롯한 정·관계, 경제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6월 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간 이데일리 주최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전략포럼 2012’에서다. 이번 행사에는 500여 명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전 세계 경제 전망과 위기 해법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자본주의의 재설계-한국 자본주의의 미래와 비전’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살아있는 유럽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자크 아탈리와 ‘현대 경영의 구루’ 톰 피터스, ‘유로화의 아버지’ 로버트 먼델 등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생, 직장인 등 일반인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자본주의 미래 발전 논의

12일 개회식에서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은 건강하고 풍요로운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장”이라면서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논의로 실질적인 성과를 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특히 올해에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초래한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주의 역사는 시장주의와 정부역할 확대라는 두 축을 오가며 진화해 왔다”면서 “지금은 1990년대 초반 이래 지속되어온 시장주의에 대한 반성이 대두되면서 복지 강화와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에 대한 모색이 진행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러한 때에 기업은 새로운 역할과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용 창출을 통해 자본주의의 혜택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실업 문제 해결의 최후의 보루는 기업일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아울러 “기업은 이윤 추구만이 아니라 나눔의 실천을 통해 사회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업은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낙오한 사람들을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별연설자로 나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세 가지 미래를 제시했다.
우선 그는 탄탄한 성장 잠재기반을 갖춰 성장하는 미래(Growing Future)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형 미래 인재 양성을 통한 창의력 배양,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비스업 선진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경제영토 확충 등을 과제로 꼽았다.
박 장관은 “김연아 선수의 가장 큰 무기는 탄탄한 기본기에 입각한 점프 자세였다”며 “기초체력을 충실하게 갈고 닦는 것이 위기 극복의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함께하는 미래(Inclusive Future)를 제시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자적 협력 관계를 이루는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다민족·다문화를 포용하려는 노력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미래는 준비된 미래(Proactive Future)다. 예상되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해 출산율 제고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와 자원 부족문제에 대비하는 한편 에너지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제시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유럽재정 위기가 한창인 가운데 개막된 세계전략포럼(WSF 2012)이 자본주의 시스템과 한국경제를 돌아볼 수 있는 시의적절한 자리가 되고 있다”며 “세계전략포럼에서는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가 나아갈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면서 “세계전략포럼을 통해 각국의 경륜 있는 지도자와 석학들을 초청해 논의를 하게 된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세계전략포럼(WSF 2012)’의 공동의장을 맡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부침을 반복해오며 자본주의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자본주의 시스템의 잘못이 무엇인지 논하는 자리”라고 의의를 더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토론자로 참석해 “전 세계적 위기로 거시경제정책의 환경이 바뀐 점을 반영해 통화정책도 금리보다 통화량 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변화된 거시경제 환경으로 무역과 금융 등의 국가 간 연계가 강화돼 경제정책의 ‘스필오버(파급효과)’가 커진 점과 거시건전성이라는 새로운 정책과제가등장한 점을 꼽았다.
신 차관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 거시정책수단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은 통화량 증가가 부채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금리보다는 통화량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면서 “현 물가안정목표제의 근간을 유지하는 가운데통화량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관리의 시대에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적극적 재정의 역할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 차관은 또 스필오버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간 정책공조 노력을 강화하는 ‘최적 정책공조범위(OCA)’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OCA는 특정 국가(특히 선진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도 전 세계적으로 최적의 정책공조 해법을 얻기 위해 참여 국가의 범위를 정하자는 논의를 말한다.
마이크 무어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자본주의 재설계 :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와 비전’이라는 주제의 키노트 스피치에서 “장벽 없는 세계로 가야한다. 그렇다고 법과 규칙이 없는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들이 연대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만큼 우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자본주의가 위기 국면을 맞고 있지만 민주주의와 사회적 자본주의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업 보조금 폐지 및 무역 자유화를 골자로 한)도하 라운드가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하고, 경제·환경적인 차원에서 10억, 20억 인구를 글로벌 경제의 소비자, 생산자, 시민으로 포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외된 사람들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없다”며 “고용률 50% 또는 실업률 20~30%는 시한폭탄이 작동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유로존 문제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의 정치적 변화가 기대된다”며 “현재 일부 유럽 국가들의 유로존 탈퇴가 논의되고 있지만 결국 유로화를 공고히 하고 유럽체제를 단일화해 결속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영학의 구루 중 구루’로 꼽히는 톰 피터스는 이번 포럼에 참석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사람’, 즉 임직원을 수차례 강조했다.
피터스는 “흔히들 고객이 가장 먼저라고 하지만 리더는 그보다 직원을 먼저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우선주의를 지향하고자 한다면 직원을 먼저 만족시켜야 한다”면서 “리더의 유일한 역할은 동료 직원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힘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이 첫 번째이고, 고객은 두 번째”라고도 했다.
특히 그는 여성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머지않은 시기에 여성이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어구를 인용해 “향후 중국·인도·인터넷이 아닌 여성이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재계 화려한 참가자들 눈길

한편 이번 행사에는 많은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선 오제세·김광림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고 주한 EU대표부, 이탈리아, 스리랑카, 슬로바키아, 이스라엘 대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은행권에서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수룡 도이치은행그룹 한국회장, 조준희 IBK기업은행 은행장, 민병덕 KB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도 참석했다. 이밖에 전국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손해보험협회 등 협회장들도 함께 자리했다.
증권가에선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이사, 김신 현대증권 대표이사,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박동영 KDB대우증권 부사장, 이만희 미래에셋증권 대표,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김경규 LIG투자증권 대표이사, 이현승 SK증권 대표이사, 고원종 동부증권 대표이사 사장, 윤경희 맥커리증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계에서는 삼성·LG·현대차·두산·SK에너지·GS·STX·한화·대한항공 등 주요 기업 대표와 임원들이 자리를 빛냈다. 이밖에 한국금융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보험연구원 등의 연구소 원장과 부원장들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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