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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인재경영’ 현장 속으로 “인재가 미래 금융그룹 결정한다”
금융권 ‘인재경영’ 현장 속으로 “인재가 미래 금융그룹 결정한다”
  • 월간리치
  • 승인 2013.09.09 13:57
  • 호수 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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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기업들이 ‘사람이 미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인재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금융업계는 직원들의 역량이 그룹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만큼 인재의 역할을 중요시하고 있다. 금융업은 대표적인 지식산업인데다 자산운용이 금융공학으로 비견될 만큼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인재경영 현장에 들어가 봤다.

하나금융그룹은 전 직원을 금융 전문가로 양성한다는 목표로 인재경영에 공을 들인다. 우선 채용 때부터 ‘될성부른 인재’를 가리는 데에 주력한다. 하나금융그룹은 단순히 좋은 사람(good people)을 뽑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룹의 가치에 적합한 사람(right people)을 채용한다고 강조한다.

독특한 면접으로 인재 골라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독특한 인재선발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하나인’이 되기 위해 ‘게임면접’이라는 특별한 면접을 거쳐야 한다.
면접에 앞서 서류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Value Fit Test’라는 측정 필기 테스트를 치뤄야 한다. 이는 기존의 인성검사와 달리 기업의 가치를 명확히 하고 지원자들이 하나금융의 핵심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측정한다.
테스트를 통과한 지원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게임 면접’이다. 이는 게임을 통해 지원자의 행동을 관찰 및 평가하고 그룹이 추구하는 핵심가치 부합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채용 방식이다. 잠재력만 있다면 그룹 내에 있는 인재들과 함께 역량을 갖춘 전문 금융인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은 또 인재를 집중 관리한다. 임원으로 성장할 후보군을 두텁게 양성해 지속가능한 인재 경영을 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개인의 강점을 더욱 키우는 방향으로 개인별로 경력 목표를 정해 맞춤형으로 육성한다.
인재도 핵심인재와 전문인력, 글로벌인력 등으로 나누고 인재의 유형에 맞게 집중 관리한다. 인재라고 해서 똑같은 인재가 아닌 셈이다.
핵심인재는 하나금융그룹의 인재상에 맞는 인물로 임직원 간 검증을 포함한 엄격한 평가를 거쳐 차세대 리더로 양성된 사람들이다.
전문 인력은 그룹의 전략상 전문 역량을 갖춰 인력의 희소성이 높은 직무를 담당하는 인재를 말한다. 프라이빗뱅킹(PB), 기업금융(CP), 투자금융(IB),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 애널리스트(Research Analyst) 등을 가리킨다. 이들은 재무분석사(CFA)를 비롯한 금융 관련 자격증이나 경영학 석사(MBA), 박사 학위 등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글로벌 인력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해외 법인 관리를 도맡는 본사 직원이나 현지 법인 근무 인력, 국내 유학 경험이 있는 외국인 등으로 한국과 해당 국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하나금융그룹의 기업 가치를 몸에 익힌 사람들이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그룹은 다른 직원들에 대해서도 그룹 특유의 경력개발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 program·CDP)을 활용한다. 이는 그룹의 인재 양성의 설계도와 다름없다.
개인이 맞는 직무를 정해서 이들을 모두 금융 전문가로 키우는 게 원칙이다. 경력은 리스크 관리와 자금운용, 기업여신·신용평가, 상품개발, 마케팅·기획, 기업금융, 프라이빗뱅킹, 가계금융 등 8개로 나뉜다.
이런 경력개발 과정 결과를 인사와 연계한다. 본인이 원하면 직무 순환을 시키고 공모 제도인 ‘인재 시장(talent market)’을 통해 직원이 원하는 경력 분야로 옮겨 갈 수도 있다.
또 본인이 필요한 역량과 보유한 역량의 차이를 분석해 보완점을 찾아내고 필요할 경우 경영학 석사나 해외 학위 과정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한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인재경영을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중 신한은행 직원들은 입사 후 금융권 최고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지원을 받는다. 신한금융사관학교는 현업 중심의 학습활동을 통해 수준 높은 금융실무 중심의 전문지식을 습득시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행내 전문 인증을 부여하고 있으며 향후 졸업생에 대한 체계적인 심화연수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또 모든 임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최소 3일 이상 집합교육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외적인 경영환경 변화와 고객 니즈 다변화로 직원 역량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직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성장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면접에서부터 남다른 방식으로 인재를 고른다. 인문학적 소양과 통섭적 사고력 등의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면접관에게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서적을 사전에 배부하고 면접 시 심층적인 질의·응답, 지원자와의 자유로운 토론 등을 실시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채용전형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과 종합적인 사고력을 갖춘 통섭형 인재의 선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역량과 자질의 향상 보다 과도한 스펙 경쟁으로 몰리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새로운 채용 트렌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인재를 뽑은 뒤에는 최고의 연수 프로그램으로 직원의 역량을 끌어 올린다. 지난해 말 금융연수원 주관 연수과정 성적 우수자 중 KB금융그룹 직원은 전체의 48%(824명)를 차지했다. 학습문화가 조직에 뿌리내렸다는 평가가 자연스런 이유다.
그 중심에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역량개발지원시스템(CDSS)이 있다. CDSS는 KB금융 내부 통신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업무와 연계성을 갖는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을 추천해준다.
가령 법인 영업 담당 직원에게는 CDSS가 기업여신실무기초 등의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식이다. 수백 개 연수과정 속에서 길을 헤매기 쉬운 직원으로서는 호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KB국민은행의 프라이빗 뱅커(PB)와 VIP 매니저들은 KB금융 경영연구소가 작성한 시장정보 및 고급 금융정보를 매일 제공 받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고객 상담 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은행의 탁월한 소매금융 역량은 이런 인재육성 프로그램에서 비롯된다는 게 KB금융그룹의 설명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학습에 활용하는 ‘모바일 러닝’ 분야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며 “직원들이 1년에 3~4개의 연수 과정을 이수하는데 1개 과정당 짧게는 1~2달, 길게는 3~4달이 소요돼 1년 내내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본부 조직체계 단순화 및 본부임원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조직 및 인사개편안을 단행해 보다 원활한 인재경영을 다짐했다.
이번에 단행된 인사방향은 신임 이건호 은행장의 고객중심의 경영철학을 구현하고 현장 지향의 영업조직으로 재편될 수 있도록 효율성과 조직화합에 무게를 실은 것이 그 특징이다.
또 이번 인사개편에서 주목할 점은 출신과 나이에 얽매이지 않은 능력위주의 공평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대거 등용했다는 점이다.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젊은 리더층을 발탁하고 특히 부서장급에서도 상무대우를 신설하는 등 과거 관행적으로 실시했던 채널안배를 배격해 실력과 전문성에 따른 인사원칙을 확고히 했다. 이는 잠재된 조직의 갈등구조를 해결하고 은행의 핵심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이건호 행장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될성부른 나무 미리 고른다

우리은행은 대학생 금융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제9기 우리은행 금융아카데미’를 실시해 미래의 금융 인재를 키운다. 2009년부터 방학 기간을 이용해 연 2회 실시돼 이번에 9기째를 맞는 우리은행 금융아카데미는 우리은행 안성 연수원에서 진행된다.
우리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모집한 대학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생활에서 접하기 어려운 금융지식을 비롯해 상품개발 과정 및 금융권 취업전략 등 다양한 내용을 전달할 방침이다.
특히 은행에서 직접 상품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의 생생한 강의를 통해 상품개발의 전 과정을 알아보고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투자금융업무와 같은 금융실무를 공부해 보는 등 현장 중심 강의가 예정돼 있다. 팀별 활동을 통해 직접 신상품 개발 및 마케팅 방안을 발표해보는 등 참여위주 학습에도 초점을 맞췄다.
인사실무자와 함께하는 실전 면접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면접과 동일한 환경을 경험하는 등 금융권 취업전략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우리은행 금융아카데미의 장점이다. 올해 입사한 신입 행원들과의 자유시간도 마련돼 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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