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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의 여행 김영자 화백 이국풍 상상 그리운 이야기
꿈으로의 여행 김영자 화백 이국풍 상상 그리운 이야기
  • 월간리치
  • 승인 2014.10.10 15:20
  • 호수 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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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이미지와 낯선 이국 풍경을 빚어 냈는데 왜 이다지 우리 사는 가까운 어디선가 반드시 있었을 법한 추억, 아니면 동경해왔던 세계였던 것같은 친숙함과 그리움이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것을까 김영자 화백이 담아낸 다채로운 정물과 풍경이 오히려 절대 미학 세계에 광택을 더하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리치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자세히 들여다 봤다.

오직 그림만이 작가와 관객을 잇는 통로일 때, 생활 속에서 일상적으로 접했던 이야기나 이미지가 아니라 꿈이나 다름없거나 상상 가득한 초현실 세계가 펼쳐진다면 어떨까.
김영자 화백의 그림은 굉장히 상징적이고 함축적이다.
그가 재구성 하는 이야기는 서사적으로 설명되거나 직설적으로 전달되는 것과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다.
시각적 이미지들을 조합해 어떤 특정한 스토리를 전하려는 의도 또한 없다. 단지 김 화백의 그림을 보는 사람 스스로 한 올 한 올 풀려나오기 시작한 감정을 어느새 엮어가다 저절로 창조할 수 있도록 이끈다. 


꿈에서 만나는 그리운 이야기

“김영자의 그림에는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미지가 있다. 전반적으로 빠지지 않는 것은 이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건물들과 거리풍경이다.” /임재광 미술평론가(공주대 교수)
임 교수에 따르면 그 이미지는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의 여행 경험에 따라 북유럽의 풍경이 되기도 하고 인도의 거리가 되기도 한다.
테이블과 정물들 또한 빠지지 않는 테마다.
무엇보다 김영자 작가는 정물과 풍경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그림을 구현한다. 실내와 실외의 공간 구분이 없다.
임 교수는 “더욱 특이한 것은 백열전구”라고 꼽았다.
대부분의 그림에서 등장하는 전구는 어두운 밤길을 밝히는 가로등일 터이지만 때로는 마치 태양처럼, 또 어떤 때는 어느 절대자의 광명인 듯 사람들이 양팔을 들고 찬양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이 전구는 단순한 전구가 아닐뿐더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절대적 빛의 존재가 전구라는 사물 형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꿈 속 세상 환상여행으로 초대

김 화백의 그림 무대는 비현실적인 꿈속의 풍경같다는 점이 특징이다.
화폭에 펼쳐지는 고풍스런 건물들, 꽃병이 거리로 뛰어 나온 풍경, 휘청거리거나 삐뚤어진 건물들. 이 정경들은 아무래도 현실적인 우리들의 실제적 풍경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비현실적이라는 말로 표현한다면 본질과 너무 동떨어진 폄하다. 허구로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새롭게 형상한 것이다.
고전적인 가구들, 거리의 건물들도 충분히 우리가 인도나 유럽의 광장이나 골목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그렇다면 그는 현실적인 모습들을 사실 비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러한 상상이나 꿈을 가장 자유스럽게 꿈으로 풀어놓는 사람들이 예술가들 아니던가.
김종근 미술평론가(홍익대 겸임교수)는 실존할 법한 풍경들을 동화나 이야기 속의 한 장면으로 옮겨 놓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온 것이 김영자 화백의 독특한 역량이라고 지목한다. “그의 이러한 회화적 표현은 80년 중반부터이고 보니 벌써 20여년을 넘어선다”고 말한다.
이미 수십차례 전시회를 통해 이러한 화풍을 끊임없이 보여주었다.
김 평론가는 “마치 샤갈이 그의 고향 러시아의 마을을 그리워 하늘로 날아다니는 분위기와 감정에 빠져들게 한다”고 표현했다.
몇 가지 특징들이 한 화면 속에서 잘 엮어져 결국 환상적이고 꿈속의 풍경 같은 동화 속의 이야기를 만들어 관객들을 주인공으로 끌어들인다.
우리는 비로소 그의 여행담을 듣지 않아도 그림 속의 건물과 풍경에서 그의 여행일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먼 여행의 추억과 기억들이 어떠했는지 그의 화폭에서 묻어나는 기념품들을 통해서 확인된다. 물론 그가 그림을 그릴 때 틀어놓는 음악도 그 분위기를 띄우는데 큰 몫을 한다.
김 평론가는 “어쩌면 여러분들도 그의 그림을 보면서 어린 시절 꿈 꿔 왔던 낯선 동화의 거리 풍경을 꿈속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이것이 김영자의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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