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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윤종규 회장 내정자 ‘리딩뱅크 권토중래’ 막 올라
KB금융 윤종규 회장 내정자 ‘리딩뱅크 권토중래’ 막 올라
  • 월간리치
  • 승인 2014.11.10 09:16
  • 호수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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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시절 사실상 수석부행장을 지내던 중 고 김정태 행장과 함께 물러났다가 어윤대 전 회장이 KB금융 CEO로 등장했을 때 CFO를 맡았다가 임영록 회장이 들어설 때 다시 떠났다. 이번이 세 번째. 국내 금융계 최장수 CEO로 명성을 떨치던 하영구 씨티은행장을 제치고 마침내 회장 후보자로 확정됐다. 추락한 위상을 끌어올리고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윤 내정자를 리치에서 집중 탐구해 봤다.

지난 10월 22일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자 선출에 들어가던 아침까지도 윤종규 전 부사장이 회장 후보로 선정되리라는 전망은 우세하다고 보기 힘들었다.
비록 금융계 안팎을 휘감던 하영구 씨티은행장 내정설의 위세가 눈에 띄게 가라앉긴 했지만 대세가 기울었다는 예상이 우세한 것처럼 보였다.
결과는 판이했다. 최종 후보 선정 회추위 면접날이 다가오면서 “막판에 다른 후보로 뒤집어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싶더니 회추위에 참여한 아홉 명의 사외이사는 윤 전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90분 동안 면접을 거치며 약점과 강점을 저울질 하면서 심층 검토한 끝에 진행한 첫 투표에선 5대4로 단 한 표 윤 전 부사장이 앞섰는데 2차 투표에서 6대 3으로 후보 선정 요건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막상 후보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 하영구 행장 내정설을 전파했던 숱한 미디어들은 물론 금융계에서조차 이변 또는 뜻밖이라는 반응보다 ‘환영’과 ‘기대’가 오버랩 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환영과 기대, 밑바닥 정서 분출

단순히 내부 출신이라 분류할 수 있는 인사라서?
그것도 국민은행이 다른 경쟁 금융그룹보다 가장 늦은 2008년 9월 KB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 CEO 자리에 오를 것이기 때문이라서?
대부분의 금융계 인사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사실 이번 KB금융 회장 후보군은 사상 최약체였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1년 통합 국민은행 출범 이후 장기간에 걸친 외부 낙하산 CEO 취임이 반복되면서 내부 인재를 체계적으로 성장시키기 어려웠기에 진정한 내부 출신 인사는 후보군 진입조차 쉽지 않은 처지였던 터였다.
그래서 지주사 출범 전 국민은행 집행임원이라도 거쳤거나 KB금융지주 또는 산하 자회사 임원을 거친 적이 있었던 인사를 ‘내부 출신’으로 분류하는 묘한 상황에 놓였다.
이렇게 해서라도 내부 출신 인사를 갈망한 것은 KB금융지주의 짧은 역사와 궤적이 그다지 순탄치 않았던 탓이 크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지주사 첫 회장 자리를 꿰찼던 황영기 전 회장부터 우리은행장 재임 시절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 따른 막대한 손실 등에 대한 책임 때문에 제 뜻을 펴지도 못한 채 물러났다. 회장 후보까지 갔다가 낙마한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임기를 간신히 채운 어윤대 전 회장, 이건호 전 행장과 갈등 끝에 사퇴한 임영록 전 회장에 이르기까지.
윤 전 부사장의 국민은행 및 KB금융 재직기간은 7년으로 내부 출신 후보 가운데 제일 길어 가장 유력한 내부 출신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영업현장과 재무 및 전략 업무를 두루 봤던 경력에 내부를 잘 안다는 장점이 갈등 해소와 조직 안정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KB금융그룹 경영 적임자로 부각된 효과인 셈이다. 


리딩뱅크 전성기 ‘투톱’ 실력자

사전 내정설이 파다하게 퍼지며 기세등등했던 하 행장을 제칠 수 있었던 저력은 그의 성장배경에서 축적됐다. 게다가 사실상 3수나 다름 없는 CEO 도전기에 임하면서도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 꽤 높게 쳐주는 가치‘진정성’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후보로 뽑힌 직후 윤종규 내정자는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윤 내정자는 “면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얘기한 게 누가 회장이 되든 무너진 KB금융그룹을 하루빨리 추스르는 게 가장 절실하다는 것이었다”며 “회추위원들도 이 점에 공감한 것 같다”고 조심스레 풀이했다.
김영진 회추위원장은 후보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추위원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왔다”면서도 “윤 전 부사장이 KB에서 오래 일했고 여러 부문에서 경험을 쌓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 내정자를 잘 아는 사람은 그가 거쳐 온 도전은 차라리 장편소설에 비유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광주상고(商高)를 가서 천재 소리를 들었지만 식구들 생계 때문에 대학 대신 외환은행 출납 창구에 앉았던 고졸 청년. 1981년 행정고시 25회에 차석 합격하고도 시위 전력으로 인해 면접에서 탈락했던 불운에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때 관료가 됐다면 고위직까지 오를 관운이 작용했을지는 미지수다. 설사 고위직을 거쳤더라도 요사이 민간 경제계 배척 대상 중 하나로 떠오른 ‘관피아’(관료+마피아)로 분류돼 오히려 KB금융 회장에는 인연이 닿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을 수 있다.
관료조직에서 거부당하고 회계사로 활동하던 그는 고(故) 김정태 초대 통합국민은행장의 삼고초려로 2002년 국민은행에 발을 디뎠고 김 전 행장과 함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리딩뱅크로서 전성기를 이끌었다. 

 
현실척박 임중도원 명가재건

물론 금융계 안팎에선 내부 출신의 장점을 발판 삼는다손 치더라도 향후 행로가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리딩뱅크 위상이 확고했던 동안에도 옛 출신조직에 따라 갈등구조가 고착화돼 있어 CEO마다 인사의 묘를 살리느라 심력을 소모해야 했던 조직문화가 완전히 종식되지 못한 상태다. 통 큰 리더십으로 조직문화 쇄신은 최고 우선과제다.
국민은행 임직원이 일궈 온 자산과 수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지주사이면서 관치 낙하산 비판이 끊이지 않도록 만들었던 ‘옥상옥’ 군림하는 지주사 위상과 결별하고 은행을 비롯한 각 자회사를 너른 품으로 아우르는 역량 또한 필수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대한민국 최대 고객기반과 영업조직을 자랑하는 금융그룹에 적합한 인사인지 검증조차 부실한 가운데 외부인사가 숱하게 찾아 들던 빗나간 관행을 단호히 뿌리쳐야 한다는 과제도 무겁다.
당국의 합당한 금융정책과 경영지도는 발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부적절한 외풍은 차단해야 하는 과제는 결코 개인의 힘으로 이루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일반적 인식이기도 하다.


한국 대표 금융그룹 재도약

그래도 대다수의 관측은 미래에 희망을 건다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 내정자 스스로는 KB금융그룹 자긍심 회복을 중시하겠노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최대한 빨리 조직을 추슬러 옛 리딩뱅크로서의 KB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 동반사퇴를 불렀던 전산기 교체 현안과 CEO 중도 하차 등에 따라 중단됐던 LIG손해보험 인수를 서둘러 마무리짓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꼽힌다.
공석인 국민은행장을 누구로 선임해서 또 다른 ‘투톱’체제의 중심을 세울지, 아니면 당분간 겸임할 것인지도 주목 받고있다. 어떤 선택이건 리더에서 중간허리와 최종 말단 직원까지 짜임새 있는 조직으로 담금질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는 일은 내부 조직문화 쇄신과 역량과 시너지 극대화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걸 윤 회장 내정자는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11월 21일 주주총회 이전에 그는 과제별 단계별 해법과 경영책략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어 인선 구상을 거치며 진면목을 드러내면서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 부활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힘을 응축하며 ‘붕정만리’ 큰 나래를 펼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 후보자 인사말

저를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선임하여 주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울러 그동안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KB금융그룹을 변함없이 지켜 주신 주주, 고객님들과 KB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주신 관계당국에 송구하다는 말씀과 함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어려운 기간 중에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 주신 은행을 포함한 전 계열사의 KB금융 가족 여러분께 자랑스러움과 함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믿고 사랑하는 우리 KB 가족과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을 이루어 고객님들의 신뢰를 되찾고 KB금융그룹의 경쟁력을 회복하여 선도금융그룹으로 재도약시켜 주주님들의 기대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KB를 아끼고 보살펴 주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0월 22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자 윤종규 드림

윤종규 회장 다채로운 경험 눈길

금융사전략 등 파트너에 지주설립 참여도
기업구조조정·금융사경영 경험자 희소성

은행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가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와 컨설팅은 물론 금융사를 비롯한 기업고객 파트너로 뛰었을 뿐 아니라 금융지주 설립 업무에 이어 실제 금융사 경영에 참여하기까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다채로운 경험이 새삼 화제로 떠올랐다.
세무와 재무를 포함한 금융회사 경영전략 수립을 도왔는가 하면 위기에 빠진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적 역할까지 거친 것은 회계법인 핵심인력이 수행할 법한 경력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고객기반을 지닌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개인금융 영업 총괄 사령탑을 맡았고 대한민국 대표적 금융그룹 CFO 겸 CSO 경험까지 겸비한 인사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도쿄 파견 근무를 마치고 삼일회계법인시절 복귀한 이후 은행권과 증권업계 다수의 책임파트너로 활약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격변기에 은행경영평가위원(간사), 증권회사 경영평가위원(간사), 종금사 경영평가 리스크 관리부분 실무위원으로서 금융 구조조정 업무에 한몫 단단히 했다.
우리금융지주회사 설립위원회, 선물거래소 설립발기인회 자문 등 현재 국내 금융 시스템으로 개편되는 과정에도 참여했으며 다수의 부실기업 매각과 금융계 다수의 M&A와 관련한 실사를 총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역량 축적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던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간곡한 권유로 국민은행 부행장직을 수행했던 것은 결국 윤 회장 내정자 인생의 축을 바꾼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계사로서 컨설팅 전문가로서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 구조조정 및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 기여를 거쳐 금융인으로서 정점에 서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두텁고 다양한 경험과정에서 확보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와 역량을 온전히 동력원으로 삼는다면 KB금융 회장 내정자로서 직면한 현안과 과제들이 풀지 못할 난제일 수가 없다는 지적.
금융계 일각에서 조금은 조심스러우나 설득력 있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현실화해서 확산하는 일은 온전히 윤 회장 내정자 몫이라는 진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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