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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회장 겸 은행장..."경쟁력. 리딩뱅크 회복 먼저"
윤종규 KB회장 겸 은행장..."경쟁력. 리딩뱅크 회복 먼저"
  • 월간리치
  • 승인 2014.12.10 08:56
  • 호수 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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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만의 무엇이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는 지적에 “윤종규표(경영이 어떤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KB금융의 회복이 중요하다”며 탄탄한 정석 바둑 놓듯 해명하는 CEO. 11월 21일 취임과 더불어 리딩금융그룹 위상 회복을 향해 분주하게 뛰기 시작한 그의 경영 구상을 리치에서 정리해 본다.

 
그냥 실용노선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목표, 지켜야할 원칙에 관한 것이라면 결코 타협하지 않는 뚜렷한 철학과 기준이 있고 합목적인 경영노선을 걷겠다는 의지가 남다를 뿐이다.
25일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그는 “흑묘백묘론을 신봉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것은 KB금융 경쟁력 회복을 위한 수단일 뿐 내 색깔에 대해선 큰 관심 없다”고 강조했다.
“혹시 윤종규표(경영스타일이) 없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라. KB금융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렇다고 임시 주주총회와 취임식, 기자회견 등 본격 행보에 나선뒤 윤종규표 경영은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심을 담아 절실히 원했던 꿈을 현실로 바꿔 내는 성심과 독실함, 형식보다 내용 또는 본질에 충실한 과정을 중시하다 보면 겉 보이는 것엔 괘념치는 않겠다는 실사구시파 면모를 보였다.
압도적 우위·기본 도리 되찾기

현재 KB금융에 대한 윤종규 회장의 진단은 이렇다.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시장과 고객을 경쟁자들에게 내주고 조직 내 활력은 떨어졌으며 KB인으로서의 자긍심도 무너졌다. 더욱 치열해진 금융경쟁의 틈에서 KB는 정체되었고 투자자들과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도 지키지 못하는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그는 리딩금융그룹 위상 회복을 슬로건으로 내건 것이다. 당연히 경영전략은 모두 여기서 뿌리를 둔 것이다.
회장과 은행장 겸임도 그래서다. 업무과중 등 우려의 시각도 존재하지만 그는 “겸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KB금융이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언제까지 겸임하느냐는 것보다 은행이 정상화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주주와 이해관계자 그리고 고객들에게 요청했다.


감원 점포감축보다 경쟁력

위상 회복을 위한 첫 번째는 KB맨으로서 직원들의 자긍심 회복이다. 윤 회장은 인사청탁에 대해선 선을 긋고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더 이상 청탁으로 인사를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청탁자는 수첩에 기록하고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가 배척하겠다고 선언한 청탁이란 구체적인 자리 부탁은 물론이고 ‘그 사람 참 훌륭하다’는 우회적인 것조차 불식시킬 대상이 된다.
조직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도 영업 중심으로 바꾸고 나섰다.
영업점은 고객과 영업에만 집중하고 본부는 현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능을 재편하는 것이다. 현장의 리더가 작은 CEO로서 영업점을 경영하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재량권도 부여할 생각이다.
조직 재편과 점포 및 인력 조정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구성원 모두가 KB금융의 인력구조가 과다하고 고령화 됐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인력을 성장가능성 있는 부분에 집중시키고 재훈련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점포 통폐합 역시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지점에 대해선 당연히 통폐합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몇 퍼센트 줄이겠다는 식의 인위적인 추진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에 산업단지 내 영업점은 기업금융, 아파트 단지 내 영업점은 개인금융, 부유층 밀집 지역엔 웰스매니지먼트를 강화하는 식으로 고객 위주로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제시했다. 


모든 역량을 고객중심으로

윤 회장은 “가장 먼저 직원이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확신을 가지고 신바람 나게 고객에게 다가갈 때 고객 서비스가 잘 되고 고객 만족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주주가치와 이익 제고로 이어진다.
상품과 서비스는 차별화하고 고객에게 혼선을 주는 영업과 마케팅은 일관성 있게 재정비할 예정이다. 또한 모든 채널을 고객중심으로 재편하고 어떤 경로로 방문해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IT부문에 대해서는 과거 몇 년간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과감히 확대하겠다”며 ‘심리스(seamless) 서비스’를 제시했다. “인터넷에 비해 모바일은 영향이 강력하다”는 것이 윤 회장의 생각이다. 이음매가 없다는 의미의 ‘심리스’처럼 온오프라인을 통합하고 고객들이 어디에서 접근하더라도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고객을 모시는 데 왕도는 없다. 우리는 변했다고 하지만 고객이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리테일 및 WM 강화 승부수

윤 회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한 부분은 더 강하게’라는 원칙을 세웠다. 국민은행의 강점인 리테일 부문은 더욱 차별화해 강화시키겠다고 작정했다.
또한 “성장여력이 있는 곳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저성장과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과 자산관리분야의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윤 회장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웰스매니지먼트다. 그는 “저금리 저출산 기조에서는 과거 중위험 중수익의 안정성을 추구하던 고객들이 점차 수익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향후 웰스매니지먼트가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KB가 지금까지 상품판매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그보다는 고객 입장에서 자산관리와 부 축적을 위해 웰스매니지먼트 부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가증권 수익력 향상과 해외진출 염두에 둔 상업투자은행(CIB) 분야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우리가 스트럭쳐드 파이낸스(Structured Finance)에 상당한 경쟁력 있고 발전설비나 인프라는 산업은행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분야를 더욱 강화해 국내 어느 은행보다 뛰어난 CIB 역량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 강화도 과제로 윤 회장은 KB금융을 위해 LIG손해보험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절실함을 드러냈다.
LIG와의 계약연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리테일에서 웰스매니지먼트까지, 상업은행에서 IB(투자은행)까지, 은행 최강에서 비은행 강자까지, 대한민국 대표에서 아시아 신흥국 대표까지 나아갈 탄탄한 기반을 닦아내겠노라며 임직원들과 손잡고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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