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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규 신한은행 세무사 “인플레이션이 꼭 두려운 것은 아니다
황재규 신한은행 세무사 “인플레이션이 꼭 두려운 것은 아니다
  • 월간리치
  • 승인 2009.07.28 16:22
  • 호수 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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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확대되면서 국가와 기업은 물론 가계 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득 감소와 함께 금융, 부동산 자산가치의 하락 등 가계 경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예금만을 통해 축소된 자산가치를 회복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마냥 투자형 상품에 집중할 수도 없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지금 경제 전반에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각국이 취했던 금리인하와 부양책들로 인해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렸고 넘치는 돈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몰고 올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계 모건스탠리는 “미 연방준비위원회가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을 너무 장기간 유지하고 있는데 결국 물가상승이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보더라도 서울 강남과 일부 조망권이 좋은 한강변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물가상승을 통한 인플레 조짐이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단순히 현재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재테크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요즘 투자대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만한 상품이 뜨고 있다.
첫째, 원자재 관련 펀드이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물을 보유하는 것이다. 금, 원유, 부동산 같은 현물자산은 화폐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본래의 가치를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이런 자산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땐 실물자산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원자재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다.국제시장에서도 향후 경기회복 시 석유, 구리, 아연, 철강 등 원자재에 대한 수요증가에 대한 기대감과 투기세력의 투자로 인해 원자재 관련 펀드가 연초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30% 이상 고수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해외 원자재펀드 가입 시 몇 가지 고려해야 한다. 국제 원자재시장은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투기세력이 시장을 이끌기에 등락의 폭이 꽤 크다는 점이다.
또한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원자재펀드는 원자재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보다 국제 선물시장의 지수나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선별해서 확인하고 가입을 해야 한다. 아울러 환율에 신경을 꼭 써서 환헤지 여부를 체크해야만 한다. 환헤지 여부와 환노출 비중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물가연동채권이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에 연동되어 채권의 원리금이 변동하는 국채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7년 3월 10일 최초로 발행됐다. 이 채권은 물가가 올라갈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데다 절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의 우려 속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연동채권의 표면금리는 연 2.75%로 비교적 낮지만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할수록 이자가 추가되고 추가된 이자 부분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에 주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적절한 투자수단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물가가 내려간다면 수익률은 떨어지게 된다. 단, 채권은 금리가 상승 시 채권값 하락으로 이어져 매력이 반감할 수도 있기에 금리변동에 주목을 해야만 한다.
정부는 2007년 3월 만기 10년짜리 물가연동채권을 2조8000억 원 가량 발행했으며 지난해 일부 물량을 환매해 현재 시중에는 1조7700억 원 가량이 유통되고 있다.
셋째, 지수연계예금(ELD)이다. ELD는 주가가 하락해도 원금은 보장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아직 망설여지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최근 출시되는 지수연계예금은 원금을 보장하면서 주식시장 상승 여부에 따라 최고 연 16%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들이 많다. 원금이 보장되면서 주가 상승 시 최고 연 16.0% 수익률이 가능한 고수익 상승형과 주가가 20% 이상 상승했을 때 7.0%를 지급하는 상승 안정형, 만기 주가가 기준 주가보다 3% 이상 상승했을 때 6.0%를 지급하는 안정형 등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ELD는 정기예금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가입대상 요건만 갖추면 비과세 생계형저축이나 세금우대저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중도해지하면 5~6%의 해지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종류가 다양하고 수익률도 천차만별인 만큼 가입하려는 상품의 수익구조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넷째, 우량 회사채 투자이다. 하반기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량회사채의 금리가 올라갈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만기 2~5년인 회사채 중에 신용등급 A등급 이상인 상품을 고르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최근 회사채 금리는 6~10% 정도이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 체질도 튼튼해지므로 회사채 같은 수익성 높은 채권이 더욱 매력적이 될 것이다. 물론 개별기업 신용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인플레이션이란 것은 꼭 두려워할 것은 아니다. 물가상승만큼 국가의 부가 상승해 국민들의 지갑이 두둑해질 수 있어 그 부가 제대로 배분된다면 안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서민들의 지갑을 채울 국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개인들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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