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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식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 악재 아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 악재 아니다’
  • 월간리치
  • 승인 2009.07.28 16:34
  • 호수 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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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투자전략에 앞서 우선 인플레이션이 주식시장에 악재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이것은 단순히 7월을 바라보는 전략적 측면을 넘어 하반기 투자전략까지도 아우르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답은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에 악재가 아니다’라는 것이 결론이다. 일단 원자재가격의 상승이 자금력을 앞세운 투기세력의 시세 만들기라고 폄하할 수 있지만 투기세력이 가격을 상승시키는 근본적인 유인책이 경기 회복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앞세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고 해도 걱정할 바가 아닐 뿐만 아니라 일정수준 인플레이션은 자산시장에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는 것은 상품가격의 상승인데 상품가격의 상승은 주가의 상승과 궤를 같이 한다.
70년대 1차, 2차 오일쇼크를 빼면 고용과 물가는 역의 관계를 갖는다. 실업률은 최소한 내년 초반까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단 고용이 불안정해지게 되면 물가가 가파른 상승을 보이기도 어렵게 된다.
최근 5월 이후 국내증시의 상승탄력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차별화’라고 할 수 있다.
잘되는 집안의 대표주자는 역시 IT와 자동차이다. 연초 이후 전반적으로 시장보다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5월 이후부터는 확연히 차별화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이후의 어닝모멘텀까지 고려한다면 최근의 차별화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경기가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과정에서 국내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확대됐다. 특히 IT와 자동차부문의 선전은 두드러진 모습이다.
결국 이는 수요부문이 금융위기 이전수준으로만 회복된다 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의 판매는 점유율이 상승한 만큼 확대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감안하면 최근 진행된 IT와 자동차의 상대적 강세현상은 2분기 어닝 시즌을 지나면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IT와 자동차의 상대적 강세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무엇보다 그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이익모멘텀이 자리하고 있는데 7~8월은 2분기 어닝시즌 기간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차별화가 가속화될 여지가 높다. 금융섹터의 경우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시각이 유효하다고 보며 산업재섹터의 경우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해외시장을 살펴보면 6월 글로벌 증시는 3개월 동안의 가파른 랠리에 대한 기술적인 부담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출구전 논의 부각 등으로 조정 장세가 전개됐다. 러시아, 브라질 등 5월에 급등했던 증시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보인 가운데 아시아증시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특히 중국증시는 경기 및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미국 국채 금리는 연준 버냉키의장의 재정적자 우려 발언에 이어 IMF총재가 향후 인플레이션 위험을 지적하자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 국채와 연동하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의 30년물 고정금리가 지난 3월 사상 최저 4.61%에서 5.5%선으로 급등하면서 경기부양정책 효과가 약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최근 시중금리 상승은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과도하게 낮아진 레벨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펀더멘털 훼손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6월 중순 개최된 G8재무장관회담에서 논의된 출구전략은 그 동안 대대적으로 펼쳐졌던 경기부양에 대한 국제공조를 거둬들이는 것으로 재정적자 축소, 유동성흡수, 금리인상으로 선회한다는 뜻이다.
출구전략 역시 각 정부의 긴밀한 협조 하에서 경기회복의 지속을 전제로 신중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경기회복 속도와 물가를 감안할 때 2010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최근 2분기 실적 전망치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개선 기대감을 반영해 상향조정 되는 등 향후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전망으로 주가의 본격적인 조정을 논하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적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소화하기 위한 어느 정도의 속도조절 과정이 진행될 수 있으나 펀더멘털 회복에 기댄 상승 랠리는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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