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12:33 (월)
코북 밸리 국립공원 코북 밸리 국립공원
코북 밸리 국립공원 코북 밸리 국립공원
  • 월간리치
  • 승인 2016.05.10 10:26
  • 호수 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먼 옛적 아시아와 북미 대륙이 이어져 있었던 시절 얼음이 없어 피신해온 거대동물들을 사냥하며 살던 인류가 공존했다는 코북 밸리(Kobuk Valley). 작은 배로 유유히 들어간 곳에서 인공적 설비라곤 없는 자연그대로 숲을 지나면 때론 북극권 드물게 신비로운 사막체험이 있고 ‘물 반 연어 반’ 작은 강이 또 펼쳐지는 원초적 생태가 펼쳐진다.


외진 곳 북극권(the Arctic Circle)보다 더 위쪽에 있는 코북 밸리. 다른 어느 국립공원보다 방문객이 적다. 알라스카의 한여름 8월. 강을 따라 들어가다 마주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란 원주민 이누피아트(Inupiat) 뿐. 그들은 매년 계절에 따라 이주하는 아메리카 순록(caribou)을 사냥하며 살고 있다.


아득한 설화 깃든 북방한계

약 1만 3000 여 년 전 어마어마한 크기의 빙하가 북아메리카의 많은 부분과 특히 알라스카와 아시아를 연결하던 땅을 덮고 있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코북 밸리 만이 풀 있는 툰드라지대로서 얼음 없는 피난처였다고 한다. 바이슨(bison)과 맘모스 외에 커다란 대형동물들이 이 계곡을 배회하고 있었고 인간들은 그것들을 사냥하며 살았다. 이후 기후가 점점 바뀌면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올라가게 되었다. 이렇게 아시아 대륙과 연결고리는 끊어졌다. 추운 기온으로 인해 딱딱해진 땅 속에 고대동물들의 뼈와 사람들의 유물이 남겨져 있다.
코북 밸리는 베이어드 산맥(Baird Mountains)에 의해 비상선을 친 것과 같은 모양새로 위치해 있다. 그것은 공원 동서로 관통하는 코북 리버(Kobuk River)의 중간지대와  북쪽으로 연결된 새먼 리버(Salmon River)를 품은 채로 보호하는 모양새다. 이 지역은 북쪽으로 숲이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자 북아메리카와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비행기 항로가 지나가는 곳이다. 공원은 자작나무와 가문비나무들이 혼재된 툰드라 지역이자 얼어붙을 것 같은 찬 공기로 인해 나무들의 키는 비교적 작다.


강 줄기타고 들어가 하이킹 만끽

코북 밸리를 들어가는 방법은 일단 앵커리지(Anchorage)에서 공원 서쪽 코츠부(Kotzebue) 마을까지 비행기로 가야 한다. 거기서 출발해 공원 서쪽 마을 키아나(Kiana)에서 부터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공원 동쪽 앰블러(Ambler)라는 마을에서 출발하여 코북 리버를 관통하며 구경하는 것이다. 동쪽으로 진입하면 어니언 포티지 레인저 스테이션(Onion Portage Ranger Station)이 나오고 이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은 여름 기간인 6월에서 9월 까지만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보통 여행객들은 넓고도 평온한 코북 리버를 따라 카누나 카약 혹은 모터 보트를 타고 가다가 원하는 포인트에 내린다. 타고 온 배에 개인 물품을 남겨둔 채 아무 방해 없이 하이킹을 마음껏 하고 되돌아오면 된다. 그러나 공원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어떤 트레일도 없다. 때로 마주치는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을 사전에 꼼꼼히 주의해서 준비해야 한다.


북극권에서 사막체험에 ‘연어 강’ 일미

방문객들은 대체로 코북 리버를 따라 여행을 하게 된다. 강을 따라 가다 정확히 딱 중간쯤 공원 남쪽으로 볼거리가 있다. 북극권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곳이다. 바로 그레이트 코북 샌드 듄(Great Kobuk Sand Dunes)이라는 미니 사하라(Mini Sahara)이다. 강가에 보트를 놔두고 모래사막까지 모험의 하이킹을 해야만 하는데 좀 힘든 코스이다. 이 지역은 빙하시대의 유물과도 같은 곳으로 불어온 바람에 의해 빙하를 녹이면서 형성된 것이다. 지형의 독특한 조화로 인해 동쪽과 북쪽의 바람이 모래 언덕들을 움직이게 하여 몇몇은 약 200 피트(약 60 미터) 높이를 만들기도 한다. 메마른 땅이라 식물들이 자라기에는 적합지 못하지만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에게는 신기할 따름이다.
또 하나의 코스는 코북 리버와 거의 직각으로 만나는 새먼 리버(Salmon River)를 탐험하는 것이다. 좀 더 과장해서 표현하면 연어가 물 반, 고기 반이다. 그래서 그 이름도 연어 강이다. 양편 경치가 매우 아름다워 눈이 호강하는 코스이지만 강물이 좀 거칠게 흐른다.


자연생태 보존노력에 경의를

코북 밸리는 미국 최북단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다.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경영 계획은 관광주의를 뛰어넘어 자연 생존 형태를 그대로 놔두자는 것이다. 
공원 안에선 방문객을 위한 그 어떤 설비나 개발해 놓은 트레일이 없다. 자연의 질서는 개발하는 순간 피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공원은 편리함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 그 자체를 받아들이도록 순응하는 연습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그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는 공원 측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