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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 심포지엄 ‘시장 주도’ 체제로 가야
기업구조조정 심포지엄 ‘시장 주도’ 체제로 가야
  • 월간리치
  • 승인 2016.06.10 09:11
  • 호수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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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으로는 부실기업 문제를 털기 어렵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국금융연구센터가‘기업구조조정, 이제는 시장이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유암코 역할도 필요하지만 PEF 같은 자본시장 플레이어 역할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리치에서 주요 내용을 담아 본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기업구조조정에 성공하려면 가치제고, 타이밍, 장기투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명지대 빈기범 교수는 자본시장의 사전적 구조조정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주주권 강화 등 정책과제를 제시했으며 유암코 나종전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은 유암코 기업구조조정 작업에 민간PE들의 협업시스템을 갖출 필요기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금융연구센터가 23일 명동 은행회관 14층 세미나실에서 마련한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견해다.


구조조정 골든타임을 살려라

진웅섭 원장은 구조조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생산성과 비전이 없는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시장효율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며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가치제고 목적으로 장기적 성장 전략 분석 컨소시엄 형태 등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구조조정의 타이밍을 유난히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사마천이 지은 사기에 있는 ‘성공의 그늘에서 오랫동안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글귀를 인용하기도 했다.
옥석을 제때 가리지 않으면 정상적인 기업마저도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한정된 자금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데 실패하면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이 전체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진 원장은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중요하다고 꼽았다. 진 원장은 “현대건설, 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의 경우 주인을 찾는 시간만 4년 이상이 걸렸으며 정상화 기간은 그보다 길었다”며 기업구조조정이 길고 어려운 작업임을 강조했다.


실시간 비효율 걷어내는 기능 살려야

명지대학교 빈기범 교수는 “자본시장이 잘 작동했다면 이렇게 많은 대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부실화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은 그 자체적으로 상시적이고 예방적인 기업구조조정 기제인데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부실기업 리스크를 키웠다는 비판인 셈이다.
그는 “사후적인 구조조정에 있어, 채권단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부실채권 거래나 M&A 거래 등에 있어 자본시장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사전적 기능을 살리면 이해관계자들 간의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견제와 균형의 역학 하에서 기업은 실시간으로 비효율을 걷어내고 기업 최상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빈 교수는 자본시장 자체가 미래지향적이고 예방적인 기업구조조정 기제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도 일깨웠다.
하지만 지금까지 은행 중심적인 한국 경제에서는 자본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이 한계가 컸기 때문에 새로운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 역할은 직접적인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에 있어서도 자본시장을 통한 재원 마련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빈 교수는 “기업 스스로 잠재적 기업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주주권’을 강화하는 법제와 환경을 마련하는 정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빈 교수는 특히 유암코가 추진하는 기업구조조정의 경우 민간 PEF와 협업체계를 갖추고 추진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가능성 높아

유암코 나종선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은 채권은행 주도의 기업구조조정이 일정부분 한계에 직면하면서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 역할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아직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유암코와 대신F&I를 중심으로 일반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경쟁적인 입찰이 이뤄지고 형성되고, 기업관련 자본시장(PEF)은 창업벤처펀드, 성장지원펀드(Buy-out)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 구조조정 관련 민간 투자시장은 발달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유암코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착수한 민간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 논의하고 협의해서 방안을 마련하여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채권단으로선 기존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실 부담이 없는 가운데 추가 신규자금지원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조정 대상기업 또한 기존 대주주가 경영권 교체 및 대주주 감자 등 요구가능성 때문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임직원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초기엔 우호적이지 않은 등의 난관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 플레이어로 민간 사모펀드(PEF)의 역할 확대와 관련해서는 “민간PE들이 새로운 투자분야로 관심은 많으나, 부실기업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으로 재무적 투자자  모집시 기준으로 제시할 투자 리스크 및 기대수익률 산정의 어려움, 그리고 전문 관리인력 확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기업구조조정 역할을 맡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나종선 본부장은 “기업구조조정 수요기반 확대를 위한 PE투자자 풀 육성정책을 가동한다면 민간 구조조정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암코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로 기업단위의 기업구조조정 채권시장에서도 각 이해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이라는 새로운 틀을 만들고 형성하는 것처럼 자본시장에서 기업구조조정 수요를 더 많이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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