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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일본 역사·불교·자연 진귀한 유산 골라 볼만
가깝고도 먼 일본 역사·불교·자연 진귀한 유산 골라 볼만
  • 월간리치
  • 승인 2016.09.02 12:45
  • 호수 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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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거리로 치면 비행기로 한 시간 반이면 갈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잦은 침략과 아픈 기억의 식민지 시대로 인해 늘 불편한 감정이 있는 나라이다. 역사적 논란을 빚는 유산을 배제하더라도 순수하게 문화적 역사적 그리고 생태적 가치와 그에 따른 아름다움을 음미해 볼만한 진귀한 유산이 적지 않다.

지리적으로 섬나라인 일본. 우리나라를 거쳐 들어간 불교문화가 일본에서 새롭게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하여 많은 불교 유산을 남겼다. 불교 전파와 더불어 막부시대를 상징하는 오랜 성곽의 독특한 건축미를 빼놓을 수 없고 일본의 랜드마크 후지산을 비롯하여 곳곳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많이 있다.

시라카미 산지(Shirakami-Sanchi)는 일본 혼슈 북부 산악 지대에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자연보호  구역이다. 이 지역은 넓게 펼쳐 뒤덮인 너도밤나무(Siebold's beech)숲이 원시림을 이루고 반달가슴곰(black bear)과 산양 그리고 수많은 조류가 자생하고 있다. 이 지역의 약 50 퍼센트 이상이 가파른 산기슭과 깊은 골짜기로 이루어져 있다. 많은 개울들이 이곳에서 발원하며 중요한 집수 지역이다. 일본 고유의 많은 식물종과 고산지대와 아고산대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많은 다양한 종이 서식하고 있다.  1993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되었다.

호류사 지역의 불교기념물(Buddhist Monuments in the Horyu-ji Area)은 나라현 호류사 지역에 있는 48개의 불교 사원들이다. 그중 일부는 7세기 후반이나 8세기 초반에 건립되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이 훌륭한 목조 건축물은 중국의 불교 건축 및 가람 배치 양식을 일본 문화에 수용하여 일본 고유의 독특하면서도 토착적인 건축 양식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예술사적 의미가 있다. 또한 중국의 불교가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유입되었음을 보여주기에 종교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본에 불교가 유입되고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쇼토쿠태자는 불교 신앙의 중심지로 호류사와 주구사를 세웠으며 그의 불교 장려 정책으로 인해 이 지역에 불교가 전파되는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호류사의 불교 기념물들은 전체적인 디자인과 장식 측면에서 목조 건축의 걸작이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건조물로 이후 일본 종교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에 1993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히메지 성(Himeji-jo)은 효고현에 위치하며 17세기 초 일본 성곽 건축을 대표하는 가장 훌륭한 예이다. 막부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고도의 방어 체계와 정교한 보호 장치를 갖춘 총 83개의 건물을 포함하고 있다. 히메지 성은 새하얀 회벽 칠을 이용한 점과 건물과 여러 겹 층으로 이어진  지붕사이의 섬세한 관계가 돋보이며 기능적인 효율성과 심미적인 매력을 훌륭하게 결합시켰다. 1868년 메이지유신 이전 일본의 군사정권이었던 막부 제도를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상징물이다. 히메지 성은 일본의 목조 성곽의 집대성으로 그 중요한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음에 근거하여 199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고대 교토의 역사 기념물(Historic Monuments of Ancient Kyoto - Kyoto, Uji and Otsu Cities)은 교토와 시가현에 위치하고 있다. 교토는 헤이안 시대(794-1185)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일본의 수도였으며, 고대 중국 당나라 수도인 장안을 모방하여 조성하였다. 헤이안 시대 이전에 불교는 이미 일본에 전래되어 있었고, 중국 문화는 일본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교토는 1467년부터 1477년까지 일어난 오닌의 난 때 거의 대부분 파괴되었으나 변란의 와중에 흩어져 버린 귀족 계급을 대신하여 새롭게 부상한 도시의 호상계급들에 의해 재건되었다. 에도시대에 교토는 문화와 종교의 중심지로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1868년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면서 수도와 왕실은 도쿄로 옮겨졌다. 그 결과 교토를 현대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도시의 문화유산들이 많이 방치되었고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고대 유물을 보호하기 위한 최초의 조례가 발표되었다. 이 법은 현대 일본의 유물 보호 보존 정책의 시발점이 되었다. 교토는 8세기에서 17세기까지 일본의 종교 건축과 일반건축, 정원 설계의 진화를 보여주는 주요 중심지로 인정받아 1994년 세계문화유산지로 등재되었다.

후지산(Fujisan)은 시즈오카현 북동부와 야마나시현 남부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는 3,776미터, 산 정상 분화구 지름이 약 700미터, 깊이가 약 250미터인 일본 최고봉으로 후지 화산대의 주된 봉우리이고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원뿔형 성층화산이다. 밑면 지름이 35-40 킬로미터에 달한 저지대 위에 있으며 주변에 기생화산이 많이 있다. 역사적인 기록에 의하면 781년부터 1707년까지 10여 차례의 분출이 있었고 그 중에서 800년, 864년, 1707년의 분화가 가장 유명하다. 예로부터 일본 제일의 명산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다. 산 정상에는 최대 탐지거리 600킬로미터 레이더를 갖춘 기상관측소가 있다.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전 지역이 특별 명승지이며 비교적 최근인 2013년에 세계자연유산지로 등재되었다.

일본은 섬나라이기에 문화적으로 고립되어 있어서 불교문화가 들어가기 전에는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으로 살아갔기에 범신론적인 신앙이 팽배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 전통적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온갖 대상을 신주로 모신다. 불교문화를 접하면서 불교건축이 행해졌고 단순히 모방하는 단계에서 점차적으로 벗어나 자기만의 독특한 양식을 만들어 내었다. 그로 인해 현재 남겨진 불교건축물들과 작지만 정교하고 짜임새가 돋보이는 정원들이 귀중한 유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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