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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세계 경제 금융컨퍼런스 “G20 시대 세계 경제 재편 방향 논의”
2011 세계 경제 금융컨퍼런스 “G20 시대 세계 경제 재편 방향 논의”
  • 월간리치
  • 승인 2011.04.10 05:45
  • 호수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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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부터 이틀간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11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요란 페르손 전 스웨덴 총리를 비롯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 윌리엄 도널드슨, 상품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등이 참석했다. 내로라하는 국내 전문가들도 토론자로 나섰다. G20 시대 세계 경제 재편 방향을 가늠할 논의의 장이 됐다는 평을 받은 이번 컨퍼런스를 지상 중계한다.

  ‘2011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한 해외 연사들은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세계 경제 질서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표명했다.
먼저 요란 페르손 전 스웨덴 총리는 특별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개방적이고 현대화된 경제 강국으로 유럽 기업인들은 한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매우 편안하게 생각한다”며 “한국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인들이 동북아시아로 오는 거점(gateway),혹은 중심(center)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 중심 아시아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대표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짐 로저스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1920~1930년대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던 세계 중심이 지금은 아시아로 이동 중”이라며 “최근 금융위기로 이 같은 이동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이 그 중심”이라고 언급했다.
유가 상승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짐 로저스 회장은 장기적으로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가는 당분간 급등세를 지속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 매장량이 점차 줄고 있으며 사회적 격동도 계속 심화될 전망이다. 유가는 150달러를 초과해 10년 내 200달러까지도 오를 것이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융규제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에 대한 개혁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짐 로저스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은행, 보험 등 규제가 많았던 곳에서 촉발됐다”며 “위험이 있다고 계속해서 규제를 한다면 미국은 글로벌 금융 중심지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주장하던 달러 가치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짐 로저스 회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 달러만큼 가치가 잘못 평가된 것이 없다. 미국은 역사상 최고의 채무국이고 더 악화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매도한다는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는 절상을 예상했다.
그는 “현재 중국 위안화는 인위적으로 가치가 낮다. 얼마든지 크게 상향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엔화가 과거 미 달러 대비 40% 절상했던 것처럼 위안화 역시 가격 절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것이라며 오히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는 중국과 근접한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짐 로저스 대표는 농산품을 꼽았다.
그는 “주식과 채권 보다는 장기적으로 상품과 외환 투자를 해야 한다”며 “가장 유망한 투자처는 농산물”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도널드슨 미국 대통령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은 “한국도 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도 중기적으로 긴축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의 선제적 대응에 소극적인 것 같다”고 진단한 뒤 “그러다 보니 한국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해 “경제성장률이나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다”며 “앞으로도 여러 달에 걸쳐 점진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조기 차단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시장참가자들은 올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의 경제 환경이 좋아 이명박 정부가 예상한 5%의 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 대신 기축통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과 관련해서는 “달러화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달러화가 갖고 있는 역할의 일정 부분을 점진적으로 대체할 통화가 나올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도널드슨 위원은 또 전 세계적인 차원의 금융 규제를 호소했다.
그는 “2차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선 국제적인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국경을 넘어 집단적인 리더십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공황과 같은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모면하긴 했지만 전 세계인의 협력 없이는 또 다른 금융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이 같은 협력을 위해서는 도덕적인 DNA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지금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위기가 드리운 그림자는 아직도 남아 있다”며 “세계적인 무역 불균형과 이로 인한 환율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규모 양적완화 조치로 인한 유동성 증가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국제금융시장에도 새로운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총리는 “국제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 최근 중동사태로 인한 원유가격 급등 문제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공조를 보다 확고히 하고 공동의 규범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리차드던컨 블랙홀스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 거품이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던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그동안 대미 무역흑자에 의존해 성장했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던컨은 또 “과거 일본이 최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 모두가 생각했지만 버블이 있는 등 그러지 못했다”며 “중국의 대출 규모가 줄지 않는다면 과거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2차 양적완화 정책이 현재 세계경제를 좌우하고 있다”며 “특히 앞으로 있을 3차 양적완화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화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은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낮은 태환성 등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좌관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이용하기에는 여러 제약요인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국 통화를 타국 통화와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태환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중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하지 않도록 금융 시장 자체가 발전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제통화가 되기 위해 역사적인 사건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지역 역내 국가들의 합의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보좌관은 “이  은 제약요인들로 인해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되기까지는 20~30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G20정상회의 한국 측 셰르파(교섭대표)인 이 보좌관은 오는 11월 열리는 파리G20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국제통화 시스템 개혁 문제도 주요 아젠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서울G20정상회의에서 논의됐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제시와 IMF를 중심으로 한 행동규범, 원자재 가격 변동 문제, 특별 인출권, 세계경제 위기 재발 방안 등도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는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미국발 금융위기는 미국 내 단순한 정치문제가 아니며 동아시아 주요 국가에 모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며 “그런데도 새로운 규제를 제정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윌리엄도널드슨 오바마 대통령 경제회복자문위원의 발언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모든 정치는 국내문제일 뿐이란 패트릭영 프론티어 파이낸시어 설립자의 언급에 대해서도 “중국, 일본, 한국이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은 달러화로 아시아 질서를 지휘하고 있다”며 “아시아 금융위기 안정화는 미국의 개혁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사카키바라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미국 금융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권 상대 로비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미국은 일본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금융권의 로비가 있는 것 같다”며 “이 같은 로비는 규제 개혁을 통해 자유롭게 허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또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금융규제 개혁을 잘해낼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에는 못 미친다”고 평가하고 “프랑스나 일본처럼 미국도 시장 상황에 따라 엄격한 규제 조치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통합 화폐 필요성 강조

또 사카키바라 교수는 아시아 통합 화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미 경제적인 통합이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 통합 화폐의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쉽게 달성될 목표는 아니지만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하는 것은 맞다”고 주장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경제통합 이후에는 통화의 통합이다”라며 “유럽의 사례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영 프론티어 파이낸시어 설립자는 “금융 산업에서 국가간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향후 초국가적인 규제도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영은 이어 “국가 간 협력은 유럽 금융 산업에서 투자와 트레이딩 등의 비용을 낮추고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미 초국가적인 경쟁이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다른 상품에서의 높은 경쟁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류시열 신한금융 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태영 농협 신용부문 대표, 윤상구 우리금융 전무, 하종진 경남은행 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런가 하면 증권사 CEO들도 대거 참석에 자리를 빛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유준열 동양종금증권 사장, 유정준 한양증권 사장,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택하 한맥투자증권 대표, 윤수영 키움자산운용 대표, 이현승 SK증권 사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재계에서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경청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황영기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회장,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권오용 SK 사장 등이 참석해 세계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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