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10:58 (화)
“고위험 자산 투자를 경계하라”
“고위험 자산 투자를 경계하라”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0.06.16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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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시대…투자의 길을 묻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고위험자산으로 투자 쏠림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2층에서 열린 ‘2020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강조한 말이다. 윤 원장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 금융권은 외형확대 자제, 내부유보 확대 등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의 이 같은 주문은 결국 투자자들도 변화에 대응하면서 투자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리치 에서 자세히 알아봤다.

 

 

윤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의 확대, 생산시설의 리쇼어링, 탈세계화 등 뚜렷한 변화가 다방면에서 감지되고 있으며 금융부문도 이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금융회사의 실물경제 지원과 건전성 유지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감독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며 금융의 비대면화·디지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기존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금융 혁신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전략①…“지키는 투자에 집중하라”

사실 금융당국의 정책은 투자자들 입장에서 상당히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번 금감원의 방향 제시 역시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 디지털화 진전, 국경간 이동제한, 교역 위축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적 변화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투자전략의 새판을 짤 때 바로 미터로 많이 활용하는 것 중 하나는 자산가들의 투자동향”이라며 “최근 자산가들 대부분이 안전자산 위주의 분산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요즈음 고객 자산가들이 은행문턱을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각 은행의 자산 증가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4개 대형 은행의 10억원 이상(수탁 자산 기준) 고액 자산가 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최대 20% 정도 증가했다. 은행마다 자산도 1조원 이상 늘었다는 후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초단기 정기예금과 달러 외화예금, 골드바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채권형 펀드와 절세 효과가 높은 저축성 보험 가입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자산가들의 투자 행태에서 하나의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다. 바로 ‘지키는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변동성과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에도 이들 자산가가 은행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은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저금리 시대인데도 목표 수익률을 예금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결정하면서 ‘지키는 투자’에 매진하는 전략이 주효하다”면서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저축성 보험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라고 조언했다.

전략②…“실탄을 충분히 장전시켜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금융환경에 많은 변화를 만들어 냈다. 이 같은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안개가 걷히면 언제든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실탄을 충분히 마련하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 눈앞의 수익만을 따라가지 말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달러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일례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달러예금의 경우 원화예금보다 금리가 더 낮지만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투자환경이 바뀔 경우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정기예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자 수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만 자금을 맡길 때 만기를 1~6개월짜리 등으로 짧게 설정하고 있다가 보면 기회가 왔을 때 곧바로 공격적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탄을 마련하는 것보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세테크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가령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를 통해 저축성 보험 상품을 이용하면 저축성이라는 장점과 함께 대부분 비과세 혜택(월납은 매월 150만원, 일시납은 1억원까지)을 볼 수도 있다.
안정성과 함께 공격성 투자성향을 추구한다면 주식시장에 가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이때는 전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는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때 1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가 2000선 가까이 다가서면서 개미투자자들이 ‘너도나도’ 가세하고 있지만 전략 없이 무작정 수익만 보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성장 가치가 부각된 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났고 주가지수에 따라 등락을 보이기는 하겠지만 그 영향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식투자 접근에 유효한 전략 중 하나는 최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중점적 투자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를 필두로 한 비즈니스 디지털화가 글로벌 산업지형을 바꿀 것인데 이들 종목 대부분이 성장주로 구성되어 있어 코로나19 이후 주도주로 자리매김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한 투자전문가는 “추격 매수보다는 코로나19 이후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주도주나 성장주 투자가 적절한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면 차익 실현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익 성장률이 큰 성장주가 반등하는 증시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략③…“주식투자, 주도주를 노려라”

주식투자 접근에서 유효한 전략 중 하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승자를 찾는 것이다. 증시분석가들 사이에는 결국 ‘반도체’가 승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 이유로는 현재 해외에서는 게임이나 딜리버리 서비스,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외에서도 소프트웨어 업종이 가장 성과가 좋은 업종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이들 전문가는 해외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띠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는 낮고 산업재에 대한 수요 회복보다 IT가 반등이 빠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로나19로 국내 전체 수출 규모는 줄었지만 차세대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등 8대 신산업 품목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8대 신산업의 올해 1분기 수출액은 210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17% 상승했다.
이진형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과거 우리 수출을 지탱해오던 13대 주력 품목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신성장 품목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앞으로 화상회의나 온라인 강의 장비 등 디지털 장비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23%)와 삼성전자(34%)의 경쟁관계가 성립한다”면서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반사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수출은 203억 달러로 전년보다 20.3%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은 13.4%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며 “이는 DRAM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부진했던 MCP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코로나19 이후 승자로 점찍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방향은 정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적이 나빠도 6개월 뒤나 1년 뒤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그때가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처럼 변동성이 확대되면 흔히 말하는 좋은 기업들도 주가는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금세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전략④…“부동산투자, 리츠는 매수 타이밍”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과 강력한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부동산시장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까지 더해지면서 언택트 거래가 구조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대표적으로는 수익형부동산의 몰락(?)이 꼽힌다. 소비 트렌드가 워라밸에 언택트마저 더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 수요는 크게 줄은 탓이다. 실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1분기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이 8.6%로 집계됐을 정도다.
때문에 부동산투자 전문가들은 지금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멈춰야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임대수익률이나 실물경기 흐름을 보면 자본차익을 내려는 부동산 투자전략은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투자 전문가들 중 일부는 갭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저금리에 따른 시중 유동성 관리를 위해 정부 정책이 앞으로도 집값 안정과 투기 수요 억제책으로 일관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갭 투자 수요는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한 부동산투자 전문가는 “갭 투자를 꼭 해야겠다면 서울의 경우 수요층이 두터운 노원이나 강서, 구로 등 수요가 많고 저평가된 곳을 권하고 싶다”며 “덜 오르고 저평가된 곳에 대해 접근하되 투자 수익 기대는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수익형부동산 투자에 나설 경우에는 상가는 예전과 같지 않은 투자 상품이 되어가고 있는 만큼 상권이 검증되지 않은 신도시의 상가 분양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아예 상가보다 아파트 월세 수익을 기대하는 게 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어떤 투자전략이 유효할까.
부동산투자 전문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과 정부 정책이 부동산 규제로 모아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언택트 트렌드가 부동산 하위 섹터별 명암을 가를 것인데 비대면 거래가 늘수록 호텔이나 장기임차 계약이 맺어지지 않는 중소형 리테일 자산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오피스는 중립적이고 주택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것이고 이커머스 활성화로 물류부동산과 데이터센터는 유망자산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가 국내 리츠의 태동기였다면 올해는 본격 성장기”라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배당수익률이 평균 6%로 회귀하며 높아진 밸류에이션 매력, 1월부터 공모리츠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 적용, 재간접 리츠의 규제 완화 시행 등으로 부진했던 리츠 섹터에 활기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인프라 등과 같은 부동산들은 성장사업에 해당하는 성장형 부동산으로 분류됐고 지난 10년 이상의 투자 성과도 나스닥을 상회했다”면서 “언택트 시대에는 글로벌 성장형 산업에 필수적인 부동산들을 보유한 리츠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는 비교적 잘 조절이 되고 있다”며 “이런 점에 더해 재난지원금 확대와 서서히 재개되는 경제활동 상황을 고려한다면 현재 리츠의 밸류에이션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리츠는 높은 배당수익률로 투자 매력도를 높여주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5∼7%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전략에 포함시켜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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