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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와 칠레 와인의 결합
아르헨티나와 칠레 와인의 결합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1.01.30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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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포도밭에서 만든 전통있는 유산 ‘카이켄 와인’

 

몇 년 전 아르헨티나 와인 투어를 두 번째 갔을 때 축구로 유명한 국가가 와인으로 유명해지는 국가로 탈바꿈하는 것을 경험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해 여행이 제한되면서 안데스산맥의 하얀 설경이 강한 인상으로 추억을 되새김 한다. 안데스산맥을 넘나들면서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민에게 사랑받은 ‘야생거위’ 스토리가 떠올랐다.

 

칠레에서 원주민어로 야생거위를 ‘카이켄(Kaiken)’이라고 부른다.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에 위치한 카이켄 와이너리를 방문해 품질 좋은 와인을 마시면서 석양이 지는 야외 테라스에서 멋진 저녁을 먹었던 추억이 새롭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와인 생산량이 5위이고 칠레보다 앞서지만 국내의 와인 소비량이 매우 높아 와인 수출은 40% 정도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대표 품종인 프랑스에서 건너온 흑포도 품종 ‘말벡(Malbec), 토착 청포도 품종 토론테스(Torrontes)’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 포도 품종으로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독자적인 가치 ‘감동적’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4월 17일을 ‘월드 말벡데이(Malbec World Day; 말벡 포도 품종이 처음 아르헨티나에 재배된 날)’로 정하고 축제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와인 수출 쪽으로 전환하고 국가 차원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카이켄 와인이 한몫을 하고 있다.


사실 카이켄(Kaiken) 와인은 한국 와인 시장에서 칠레 와인 돌풍을 일으켰던 칠레 와인의 대명사 ‘몬테스(Montes)’ 와인의 설립자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가 2000년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역의 떼루아를 벤치마킹하고 난 후 2001년에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안데스산맥을 등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국가,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오가는 ‘야생거위’에 상징성을 부여했다. 즉 아르헨티나의 떼루아와 칠레 몬테스 와인의 품질을 결합해 와인을 탄생시킨 것이다.


아르헨티나 멘도사를 오기 전에 칠레 몬테스 와이너리를 방문해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의 비전, 와인에 관한 철학을 알았기에 카이켄 와이너리 방문은 더욱 뜻 깊었다.


카이켄 와이너리에 도착하니 아르헨티나의 고풍스런 건물이 나타났다. 카이켄 와이너리가 설립되기 100여 전부터 포도밭과 양조를 한 역사적인 유산을 와이너리 건물에서 찾을 수가 있었다.


아우렐리오 몬테스는 잠재력이 풍부하고 천혜의 떼루아를 가진 포도밭에서 그 유산의 전통을 이어가며 카이켄 와인의 품질을 발전시켰다. 칠레 몬테스 와인 명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계 와인 시장으로 진출한 카이켄 와인은 세계 60여 개국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다. 아우렐리오 몬테스의 열정과 도전으로 카이켄 와인이 탄생했지만 아르헨티나 와인의 개성을 인식시키면서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해외 마케팅 매니저 토마스 마르코네티(Tomas Marconetti)는 우리 일행을 반겨주면서 ‘한국에서 칠레 와인이 인기지만 앞으로는 아르헨티나 와인에 푹 빠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멘도사 지역은 칠레와 가까운 거리지만 칠레가 갖고 있지 못한 천혜의 떼루아를 가진 잠재성이 무한하므로 무섭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멘도사는 안데스산맥 아래에 있어 태평양기후를 벗어나 있고 연간 강수량이 약 250mm로 거의 사막에 가까운 기후조건을 갖고 있으며 일조량이 많고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위치에 포도밭이 있어 일교차가 커서 산도가 좋고 당도가 차별화되고 있다. 특히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고산지대 개성을 담은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최적의 떼루아이다.


카이켄(Kaiken) 와인의 주 생산 지역은 3개 지역으로 구분하는데 멘도사의 전통적인 생산 지역인 루한 데 꾸조(Lujan de Cuyo)의 비스탈바(Vistalba) 포도밭은 구조감이 뛰어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고 아그렐로(Agrelo) 포도밭은 과실향이 풍부하고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기본 레인지 와인을 생산한다.
20년 전에 개발해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우꼬 밸리(Uco Valley)의 비스타 플로레스(Vista Flores) 포도밭은 해발 1350m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신선하고 집중도가 뛰어난 프리미엄 말벡 와인을 생산하는데 카이켄을 대표하는 울트라 말벡(Ultra Malbec)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울트라 말벡 와인은 2011년 빈티지는 스펙테이트 90점, 2016년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가 88점, 2015 빈티지는 2017년 와인 스펙테이터 Top 45위에 선정됐다. 추가로 북쪽의 살타(Salta)는 토론테스(Torrontes)포도 품종으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여 명성을 얻고 있다.


카이켄 와이너리 주변의 포도밭에 포도나무에서 봄을 기다리듯 새싹이 움트고, 낡은 양조장의 지하 셀러에 카이켄(Kaiken; 야생거위)이 상징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와이너리 곳곳에 나무로 만든 카이켄 조각들을 볼 수가 있었다.


테라스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눈이 덮인 안데스산맥이 아련히 보이는 포도밭을 눈앞에 두고 만찬은 절묘한 와인 페어링으로 감동적이었다.


풍부한 풍미 인상적

필자는 10개의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테이스팅했다. 그중에서 카이켄의 프리미엄 와인, 카이켄 울트라 말벡 2014(Kaiken Ultra Malbec 2014)은 프리미엄 와인 시리즈인 만큼 처음부터 뛰어난 음식 매칭을 고려해 마지막에 수령 100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카이켄 마이 말벡 2013(Kaiken Mai Malbec) 아이콘 와인과 함께 쇠고기 스테이크를 제공할 때 나왔다.


카이켄 울트라 말벡 2014(Kaiken Ultra Malbec 2014)은 말벡 96%, 카베르네 소비뇽 4%를 블렌딩했고 프렌치 오크통에서 12개월 숙성해 깊은 제비꽃 컬러를 띠고 체리, 레드 베리, 초콜릿, 바닐라, 시가 향이 나며, 붉은 과일, 토스트 바닐라 풍미가 풍부하고 부드럽고 둥근 느낌의 타닌과 풀 바디한 느낌을 주며 긴 여운이 인상적이었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갈비 숯불구이, BBQ, 양 갈비 스테이크, 하드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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