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10:58 (화)
750조 규모 ‘부동산 그림자 금융’ 경고
750조 규모 ‘부동산 그림자 금융’ 경고
  • 한겨레 기자
  • 승인 2022.05.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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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변동에 따른 민감도 커…차별화된 관리 필요

 

 

지난 10여년 간 저금리의 장기화로 급증한 시중 유동성에 힘입어 비은행권 고위험·고레버리지 금융투자상품인 부동산 그림자금융에 대한 투자 규모가 급증했다. 최근 들어 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의 강화로 국내외 부동산 경기도 변곡점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부동산 그림자금융인 해외 부동산펀드, 비은행권 부동산 PF 대출 및 관련 보증 관련 위험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 필요성이 증대했다. 리치에서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통해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급증과 관련 금융위험 관리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가 올해 1월 말 기준 약 750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3년 전인 2018년 기준 446조9000억 원보다 67.9%가 급증한 규모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이란 일반적으로 은행시스템 밖에서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신용 중개(비은행 금융중개)에 관여하는 기관이나 활동을 통칭한다. 부동산 펀드와 비은행권 부동산 PF 대출 등이 해당한다.

금융권별 투자 규모를 보면 부동산신탁 수탁액 규모가 347조5000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부동산펀드 129조1000억 원(국내 61조5000억 원·해외 67조6000억 원), 특별자산펀드 119조 원, 비은행 PF 대출 78조1000억 원,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 37조4000억 원(증권사 20조8000억 원·시공사 16조6000억 원), ABCP 등 유동화증권 38조3000억 원 순이다.

특히 상위 규모의 부동산 그림자금융 가운데 향후 국내외 부동산 경기상황에 따라 환매와 계약철회, 부실화 등으로 금융권 전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는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전체 750조3000억 원의 27%인 202조60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2018년 말 기준 추산액 107조4000억 원 대비 3년 만에 88.6% 급증한 규모다.

구체적으로 상품별로는 부동산 펀드 중 해외투자 부문 67조6000억 원, 부동산신탁 중 차입형·책임준공형 신탁 22조3000억 원(추정), P2P 부동산 대출 9000억 원, 비은행권 PF대출(보험 제외) 36조1000억 원, PF 관련 채무보증 37조4000억 원, 유동화증권 38조3000억 원 등이다.

신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경기변동에 따른 그림자금융 상품별 리스크의 민감도는 업권별로, 업권 내에서도 상품별로 다양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과거 경험과 현재의 금융 상황을 고려하면 해외 부동산펀드와 차입형 및 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 중소형 증권사 PF대출, PF 관련 채무보증 및 유동화 상품에서 충격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금리인상 기조하에서 국내 부동산시장의 조정과 지역별 양극화 등으로 향후 부동산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해당 업권의 자산 건전성이 저하하고 재무 레버리지가 확대되는 등 관련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 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펀드는 상품구조 상 판매사와 운용사, 에이전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개입되고 투자국의 부동산 거래 관행과 법제의 상이성으로 인해 거래상대방 리스크와 법적 리스크도 크고 추가로 환율 변동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부동산신탁사 중 사업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차입형 토지신탁과 책임준공확약형 관리신탁은 지방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실적이 감소하고 기존 사업의 미분양이 증가할 때 자산건전성 악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위험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PF 대출은 부동산시장 호황에 편승해 공격적으로 PF 대출을 확대해 온 중소 증권사와 여전사의 건전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데 특히 여전사는 업권 특성상 상당한 정도의 레버리지와 만기·유동성 변환과 관련돼 있고 중소 증권사도 단기차입을 통한 자금 운용이 일반화돼 있어 투자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건전성 훼손 위험에 노출돼 있다.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과 부동산담보 단기어음(ABCP) 등 유동화 상품은 시장이 불안하면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로 연결될 수 있는 상품이다.

신 연구원은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경기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주택금융보다 크고, 상품별로도 심해 업권별·상품별로 차별화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규모가 큰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해서는 수익률 하락에 따른 환매 위험과 거래상대방위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고, 증권사와 여신사 및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대출 관련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부동산 관련 상품에 집중된 포트폴리오의 조정, 시공사의 분양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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