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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달라라 전 IIF소장 “자산 인플레 우려, 재정정책으로 다스려야”
찰스 달라라 전 IIF소장 “자산 인플레 우려, 재정정책으로 다스려야”
  • 월간리치
  • 승인 2016.11.10 16:44
  • 호수 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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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달라라 전 국제금융협회(IIF) 소장이 선진국의 돈 풀기 정책이 성공적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는 반면에 자산가격 인플레를 자극하는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정책을 써서 급격한 하락을 막아야 하며 미국 금리는 인상해야 될 때가 왔기 때문에 한국에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리치에서 그의 생각을 간추려 본다.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 전 소장이며 현 파트너스그룹 회장이 선진국의 돈 풀기(양적 완화) 정책이 지속되는 바람에 자산가치에 거품이 끼면서 ‘자산 인플레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세계경제연구 초청으로 내한한 그가 10월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조찬강연 연단에 선 자리에서 제시한 내용이다.


중앙은행발 금융시장 왜곡

달라라 회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자산가치에 거품이 끼고 가격이 왜곡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산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후 결국 근본적 가격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앙은행들이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계속 만기를 연장하면서 금융시장 왜곡은 장기화하고 있다.
그가 소장 자리를 맡았던 IIF는 세계 대형은행들끼리 뭉쳐서 만든 협력체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확실한 계획과 방안을 갖고 있다고 믿지만 누구도 이런 실험의 결과에 대해 확신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제는 “추가 부양할 도구가 없어 자산 가격이 하락을 향한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렇게 되면 “결국 자산 가격은 되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금리인상 더불어 가야

달라라 회장은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자산거품이 꺼지면서 미국 뿐 아니라 신흥국에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인상 이후 긍정적 요인도 작용할 것으로 봤다. “금리를 소폭만 올려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기업의 투자심리와 소비를 개선하고, 저축을 하던 사람들도 신뢰를 갖고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주요국들이 여전히 재정정책의 운용방식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걱정스럽게 봤다. 가뜩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돈줄’이 막히면서 재정지출을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달라라 회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신흥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국제통화기금(IMF)가 크레딧라인(신용공여) 확대 등을 통해 압력을 덜 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호무역주의 망령에도 일침

그는 이어 미국 대선 후보자들이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을 두고 “국수주의 및 인기영합주의가 전 세계적인 경향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다면서 한미 FTA를 ‘재앙’으로 지목했고 당선된다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역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반대할 것이라고 밝히며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했다.
미 대선 후보들의 이같은 공약을 논하며 달라라 회장은 “클린턴은 은행 등을 대상으로 연설할 땐 자유무역이 얼마나 이득인지 잘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생산공장을 둔 독일 자동차 회사 BMW가 정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하며 “보호주의가 강화되면 오히려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호주의의 고통을 겪어야 이것이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 총리 브렉시트 연설에 ‘공포감’

이같은 맥락에서 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기점으로 국제 자유무역주의 질서가 무너질까 걱정했다.
그는 브렉시트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연설을 “최근 2년간 들었던 연설 중 가장 두려웠던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강경한 브렉시트를 주장하면서 우리의 자유무역주의에 반하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은 사람과 상품 등의 자유로운 이동을 지속하는 소프트(soft) 브렉시트와 이민자 통제를 전제로 유럽과 영국을 완전히 분리하자는 하드(hard) 브렉시트 사이에서 논쟁 중이다.


지한파 글로벌 금융거물

이와 함께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등 무력 도발이 한국과 미국 경제에 잠재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정권의 예측할 수 없는 활동은 투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미국·중국·일본 등과 협력해 북한 상황을 개선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 고 말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서 16년간 소장을 지낸 달라라 회장은 2012년 그리스 부채 재조정 협상에서 민간채권단 대표로 나서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물로 통한다.
1990년대 초 미 재무부 국제금융차관보를 맡아 한국의 자본시장 개방을 우리 측과 논의하는 한편,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80년대 한국 출장 당시 한인 여아를 입양하는 등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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