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16:39 (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중도원 (任重道遠)소신 확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중도원 (任重道遠)소신 확고
  • 월간리치
  • 승인 2016.11.10 16:50
  • 호수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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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은 막중하고 목표 이루기 쉽지 않다는 뜻을 담은 성어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있다. 10월 금통위는 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금리인하를 바라던 쪽에선 비판을 내놨고 국정감사장에선 그동안 금리를 내린 것이 중립성에 금간 것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의 원칙과 소신은 굽힘 없었음을 리치에서 조명해 본다.

“가계부채 문제를 안일하게 보고 있지 않다. 가계부채 총량과 빠른 증가 속도를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는 답변에 이어 “성장회복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가 가장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라는 처방까지.
10월 4일에 이어 14일 다시 국정감사장에 등장했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금까지 설파했던 원칙과 방법론을 고수했다.
이날 장면이 통화정책 당국인 한국은행이 걸어야 할 길에서 벗어난 바 없이 꾸준히 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기준금리 동결을 낳은 금통위 판단과 인식부터 되짚어 보자.


갤럭시노트7 암초엔 ‘예의주시’

통화정책결정문과 기자간담회 자료 등을 통해 드러난 금통위의 인식과 판단에서 금리를 내려야 할 요인과 동결 또는 인상 쪽으로 작동하는 요인 양쪽 모두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됐던 이슈다.
9월 금통위 때 수출이 일시적으로 소폭 증가하고 내수가 개선 움직임을 잇고 있다고 봤던 시각이 10월엔 국내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수출이 다시 줄어든 점을 지목하고 경제주체 심리가 호전됐다는 표현을 빼 버리는 변화를 보였다.
완만하더라도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금리인하 결정을 내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대목이다.
그러나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금리인하 결정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 총재는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 사태가 전개되던 무렵부터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끼칠 영향이 충분히 파악된 후라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심각성 여전히 중시

또한 이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총량 관리제를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신중한 견해를 강조했다.
그는 4일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총량제 도입 검토 가능성을 묻는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 질문에 대해 “대출 총량을 정하게 되면 시장원리를 크게 제약할 수 있고 경제 주체들에게 불안심리를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한은 조치 대상이 은행으로 한정돼 있어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14일 국정감사장에선 “우리 경제가 저성장 위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저성장 기조가 오래가고 있고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균형을 잡았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8%로 내놓은 것이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받으면서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비관적으로만 볼 이유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내년에도 보호무역주의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이 있지만, 대외여건을 고려하면 수출이 올해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원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신흥국 수출여건이 안 좋았는데 최근 유가가 반등하고 상품가격이 올라 자원수출국 경제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파업에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과 리콜 사태 와중에 부정적 요인을 미리 예단하지 않고 긍정적 요인과 함께 견주어 정책판단을 하겠다는 원칙과 소신. 이것이 이주열 총재의 그릇인 셈이다.

다음은 금통위 당일 기자간담회 문답을 요약한 내용이다.


Q. 내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49달러로 보고 물가목표 전망치 1.9%를 제시했는데, 배럴당 60달러를 넘으면 현 전망치보다 올라가는 것인지.

A. 배럴당 49달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이행 가능성 이행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물론 오는 11월 OPEC 석유장관회의 때 나라별 생산량 규모가 타결되고 최종적인 감산 합의에 이르러 석유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래도 유가가 오르면 셰일가스의 증산이 뒤따라서 유가상승을 억누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또 국별 생산량규모를 타결하기까지는 불확실이 많이 남아 유가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른다고 하면 물가가 생각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Q. 실제 물가와 체감물가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A.  최근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주거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이 공식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최근 구입한 물건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적 경향이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소득여건 개선이 미흡한 것도 체감물가가 높게 인식되는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Q. 이른바‘김영란법’시행이 물가전망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가.

A.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소비가 위축된다면 수요 면에서 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내년도 내수가 지금의 회복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씀드린다. 따라서 이 법률이 직접적으로 내수 및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다소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내수가 회복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본다.

Q. 물가 수준 변동성이 커졌는데도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대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지. 또한 기대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한다고 했는데 그 수단은 무엇인지.

A.  기대인플레이션은 설문조사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본인이 느끼는 물가, 체감물가의 영향을 받아서 조사에 응하는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소위 지표상으로 발표되는 물가와 달리 체감물가에서 파생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실제 물가지표가 (한은이 정한) 목표수준을 많이 밑돌면서 이와 관련한 통화정책 운용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는 물가상황에 대한 변동상황, 변동의 원인, 앞으로의 흐름 및 그에 따른 통화정책 방향 등을 꾸준히 설명함으로써 설립목적에 맞게 통화정책 운용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하도록 노력하겠다.


Q. 내년 저성장 기조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한 배경은 무엇인가.

A.  경기하방 리스크를 지적하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년에 경기회복을 촉진 할 수 있는 상방리스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세가 회복돼 교역신장률도 올해보다 높아질 수 있다. 내년 리스크 요인을 보면 대외적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며 대내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을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Q.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기 상황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우리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 부총리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통에도 큰 애로가 없는 상황이다. 재정·통화정책 양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분명히 여력이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우선적으로 사용할지 또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는 금융경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사태가 끼칠 영향은 어떻게 보시나.

A.  우리 경제 수출이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생산중단 결정 후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아 구체적 영향 파악위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등 3사의 7~9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는 14만대 수준으로 전체 생산규모의 3%로 파악된다. 앞으로 노사협의가 원만히 타결된다면 4·4분기 중 가동률 제고를 통해 생산차질을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Q. 기준금리를 인하 할 여력이 있다는 유 부총리의 발언에 대한 생각은.

A.  그동안 수차례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더 가까워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정책 대응여력은 남아있다고 밝혀왔다. 다만 최근 가계부채의 높은 지속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따른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이 있어 금리정책 운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 그 입장은 지금도 동일하다. 부총리가 금리 관련 발언한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1.25%인 데 반해 주요 선진국은 제로금리까지 가있는 상황이어서 단순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정책 여력이 있다는 원론적 발언으로 이해하고 있다.


Q. 미 연준이 앞으로 몇 차례나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지.


A.  미국의 금리정책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이나 연준 위원들의 정책성향을 비추어 볼때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 연준 멤버들이 보는 장기정책금리를 의미하는 닷차트(dot chart)를 보면 평균적으로 내년 두 번 이상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것이 다수 연준의원들의 생각이다. 물론 과거 연준의 금리정책 형태를 보면 한번 방향을 틀면 중기적으로 스탠스를 끌고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그대로 간다면 2018년까지 금리인상 스탠스가 유지된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현재 미국경제가 고용사정도 좋고 물가도 목표로 수렴하며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리스크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고 금리정책도 정상화한다는 것이 전반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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