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16:39 (화)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 월간리치
  • 승인 2016.11.30 07:52
  • 호수 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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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리은행 지분을 여러 과점주주에게 내놓은 결과 무려 11곳의 과점주주가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이제 대금지급이 끝나면 정부 간섭이 크게 줄어든다. 바로 이상황에서 이광구 행장은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내 들고 백방으로 노력을 펴고 있다. 리치에서 조명해 본다.

“당장 내년 금융지주 구축” 선언

4전 5기 끝에 예금보험공사 지분 29.7%를 7군데 과점주주에게 매각하고 나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가장 절실한 소망이자 꿈을 다시 펴기 시작했다.
11월 14일 민영화 성공 기념으로 사내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이 행장은 “내년에 금융지주를 재구축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과점 주주들에 대해 정부는 자율경영권을 보장했고 이들 주주는 올해 12월로 임기가 끝나는 이 행장을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유임시켰다.
이광구 행장은 이날 “2017년 5대 신성장 동력 육성을 통해 더 큰 도약을 하고자 한다”며 “금융지주체계를 재구축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겠다”고 선포했다.


이유 충분한 지주사 전환 비전

이 행장과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절대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현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빨리 추진하는 데 무게중심을 실으면서 우리투자증권 등을 분할 매각했던 것이 우리은행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린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일해서 경영실적을 개선해서 민영화를 완수하겠다고 별렀다.
이번에 과점 주주에게 지분매각에 성공한 것도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일궈 낸 경영성과에 힘입은 바 크다.
우리은행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 1059억원을 남겼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 594억원은 이미 돌파했다. 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지표도 적잖이 개선됐다.
경영실적이 좋고 지분매각을 앞두면서 주가가 올라 정부의 ‘민영화’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낳을 정도였다.
그 결과 이번 과점주주 지분 매각을 위한 입찰에는 10곳 이상의 원매자가 뛰어 들어 각축을 벌였다.


1997 후 은행 영욕 몸소 절감

하지만 은행라인 단 하나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로는 한계가 뚜렷했다는 것이다. 자산규모가 엇비슷한 처지에서도 은행지주 자회사인 은행들은 다른 자회사와 손잡고 다양한 토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조차 제한적으로 수취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비은행 금융사와 협업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은행사의 영욕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겪어냈고 이 행장 스스로가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 이후 그 과정을 직접 겪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부실이 심해 공적자금이 투입돼 있던 상업, 한일은행 합병도 정부의 정책 의도가 앞선 것이었고 한빛은행으로 출범했다가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정부 정책의 산물이다.
금융산업의 대형화와 겸업화를 시켜야겠다며 지주회사를 도입하면서 민간 차원의 지주사 출범이 여의치 않자 우리금융지주사를 출범시키면서 은행도 우리은행으로 변신했던 것이다.
그런 의도로 우리금융이 출범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1년 4월1일이다. 


은행 조직 단독 한계 벗으려

원조 금융지주사로서 나중에 LG투자증권을 인수 해 자회사 우리증권과 통합한 뒤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하는 등 비은행 사업라인을 다각화 하는 성과도 컸다.
하지만 2013년 민영화 방안에 따라 증권계열과 지방은행 계열이 분리 매각됐다.
과점주주에게 지분을 매각해 사실상 민영화에 성공함에 따라, 은행업 단독으론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어왔던 만큼 금융지주 체계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광구 행장은 금융지주 체계 개편 외에 내년 5대 신성장 동력으로 △은퇴시장 비롯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4대 종합 금융플랫폼 활용 플랫폼 네트워크 지속 강화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인 현지 리테일 영업 통해 질적 성장 도모 △이종산업 진출 활성화 및 IB분야 국내외 다양한 수익 기회 도모를 희망했다.


사외이사 중심 지배구조 제안

민영화 이후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이 행장은 “향후 새로운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은행장 선임을 포함한 모범적인 은행지배구조 정착에 앞장설 것”이라며 “지속성장을 위한 중장기 계획과 비전을 세우고 경영 안정성도 확보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특히 인사 관련 부문의 엄격한 관리가 강조됐다.
이광구 행장은 “새로운 과점주주 체제를 맞이할 우리은행에 경영과 인사의 투명성이 강조됨에 따라 인사와 관련 그 어떤 외부 청탁도 우리은행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성과나 업무 능력 등 철저히 본인의 업적과 데이터로 본인의 인사가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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