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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 “선진국 문턱에선 한국경제, 변화가 필요 ”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 “선진국 문턱에선 한국경제, 변화가 필요 ”
  • 월간리치
  • 승인 2010.01.28 05:16
  • 호수 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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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국내에서 G20정상회의가 열린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여 경제상황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G20은 1999년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모이는 자리다. G20정상회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도전이자 기회다. 세계 경제인들이 G20정상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G20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사공일 위원장. 그가 생각하는 G20정상회의란 무엇인지 들어봤다.

서울에서 G20정상회의가 열릴 때 한국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선진국 문턱에 선 한국경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 경제 트렌드에 맞춰 의식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의 힘으로 불리는 ‘긍정의 힘’이 발휘되면 세계 경제 시장에서 한국의 지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긍정의 힘을 발휘되기엔 상황이 녹록치 않다. 그래도 해내야만 한다. G20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마쳐질 경우 발생하는 효과는 엄청나다. 돈으로 환산이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한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그가 생각하는 G20정상회의란 무엇일까.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G20정상회의 개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G20정상회의는 선진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의 모임입니다. 그런 모임에서 한국이 수장이 된다는 얘기죠. 국내 외교사에 처음 있는 일이에요. 우리가 G20의 일원이 됐을 뿐 아니라 좌장이 됐어요. 국내 외교사에 남을 일이죠. 유엔에 가입한 나라는 192개국입니다. 우리나라가 유엔에 가입한 게 1991년인 것을 감안하면 20년 만에 엄청난 성장인 셈이죠. 100여 년 전인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제2차 국제평화회의가 개최됐을 때 우리나라는 이준 특사를 파견했지만, 동민(洞民) 취급을 못 받았던 걸 생각하면 정말 역사적으로도 뜻 깊은 일이에요.

Q. 한국 유치에 대한 해외 시각은 어떤가요

.A. 의외란 시각이 많아요. 그러나 수치로 보면 수긍을 하죠. 한국은 금융위기 와중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어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빨리 회복하고 있고요. 원자력 발전소 수주는 엄청난 효과를 미쳤죠.  G20 유치는 국민들이 키운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Q. 유치과정이 힘들진 않았나요

A. 힘든 순간이 많았죠. 이명박 대통령이 책을 써도 몇 권은 쓸 내용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경합 도시나 나라가 많다거나, 반대하는 나라가 많아서라기보다는 G20 회의 자체가 제도화되느냐가 문제였어요.  G8(G7+러시아)이나 G14(G8+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공, 이집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라가 많았죠. G20에서 빠지는 172개 국가의 반발도 문제였고요.

Q. 그렇다면 11월 서울 정상회의는 어떤 식으로 준비되는 건가요.

A. 몇 가지 안이 있어요.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데는 이론이 없지만, 무역 흑자국과 적자국을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낼 예정이에요. 글로벌 금융안정망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IMF 지배구조 개혁도 구체안을 만들고 IMF의 위기 예방과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해 선·후진국 똑같이 적용되도록 구체안을 만들어야 해요. 세계 최고의 권위자들과 국제기구를 활용할 계획을 세웠죠. 성공을 위해선 뭐든 할 생각이에요. 

Q. 어떤 의제가 주로 다뤄질 전망인가요.

A. 한국보다 앞서 6월에 캐나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마무리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에요. 11월쯤에는 지금보다 세계 경제가 상당히 빠른 회복단계에 들어가 있어 변할 수도 있지요. 세계 경제위기 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어떤 성장 모델을 가져야 하겠느냐는 게 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Q. 울 정상회의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A. 회의 내용이 중요하죠. 어떤 의제를 설정하고 합의를 도출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물론 행사 자체를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요. 20개국 정상과 국제금융기구의 수장 등 정상급 인사가 35명 안팎, 정책 담당자 3500명, 경호원 4000명, 취재진 3000여 명 등 1만 명 이상이 올 것으로 보여요. 이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지니려면 회의진행은 물론 의전·숙박·교통 편의성 등이 완벽하게 준비가 필요합니다.

Q.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 성과는 어느 정도가 될까요.

A. 올핌픽, 월드컵 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요. G20 정상회의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내용을 중시한 행사이기 때문이에요. 관광객이 갑자기 늘어나는 등 직접적인 효과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해요. 그러나 간접적으로 미치게 될 효과는 돈으로 환산 할 수 없을 겁니다.

Q.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효과란 말씀이신지요

 A.  네. 장기적인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보여요. 지구촌 유지 모임의 좌장으로 세계경제가 나갈 방향,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하면서 국격이 올라가고 브랜드 가치도 올라가겠죠. 이런 기회를 통해 정치, 사회, 문화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활용한다면 효과는 말할 수 없을 만큼 더 클 것으로 보여요.

Q. G20정상회가 끝난 다음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잔치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람이 하나도 안 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집안이 깨끗해지고 자녀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쳤을 테니 그걸로 충분하죠. 그 자체가 나아진 것 아닌가요. G20정상회의 개최를 국가경쟁력의 업그레이드 계기로 삼을 수 있어요. 정치·사회·문화를 선진화하고 법질서를 제대로 세우자. 시민단체들이 많은 역할을 해주면 좋겠어요.

Q. 북한대표단을 초청한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사실인가요.

A. 신중하게 생각할 부분이에요. G20정상회의는 국제경제 협력에 관한 한 프리미엄 포럼이기 때문이에요. 경제협력에 관한 것은 그동안 G8에서 해왔는데, 미국 피츠버그 회의(2009년 9월)에서 G20이 하는 것으로 정리됐어요. G20정상회의는 당분간 경제 분야에서 국제협력에 초점을 맞춰질 거예요. 장기적으로 G20에서 정치문제도 다룰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정치성 강한 북한 관련 문제는 신중을 기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죠.


Q. G20정상회의를 한국경제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요. 

A. 국제회의에 가면 늘 의제가 정해져 있어 수용자 입장이었죠. 찬성, 반대 논리만 준비하면 됐어요. 이번 G20정상회의에선 한국이 의제를 만들게 됐죠. 의제를 만들고 세계 여러 국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 설득도 할 수 있어요.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을 통한 연결을 꾀할 수 있죠.

Q. 국가브랜드 상승을 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신 일이 따로 있나요. 

A. G20정상회의 중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예정이에요. 국가브랜드가 올라가면서 정치권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하면 그 과정에서 국민 참여와 선진화 된 의식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봐요. B20 구상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능할 듯 보입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B20회의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G20정상회의에서 20개국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가 참석하는 모임을 뜻해요. 최고의 기업인들을 모아서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자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만들어졌어요. 회원국들과 협의 중이에요. 몇 명이 될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어요. 어떤 식으로 됐든 기업인들이 G20 정상회의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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