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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세계적 박물관 도약에 힘쓰겠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세계적 박물관 도약에 힘쓰겠다”
  • 월간리치
  • 승인 2011.02.26 04:11
  • 호수 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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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돌아보며 전시가 약간 딱딱하고 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신임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취임 직후 박물관을 돌아본 평가다. 김 관장은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사고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전시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당시 일각에서 제기된 서양미술 전공자가 국립박물관 수장에 걸맞지 않다는 우려에 대해선 “박물관 경영과 전문 지식은 별개”라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에선 “확신이 있다”고 자신하는 김 관장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의 비전을 찾아봤다.

Q. 취임소감을 한 말씀 부탁드린다면.
A. 영국 같은 데서는 국가가 부르면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임명되기 전날 밤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고 뜻밖이라고 생각했다. 박물관장 될 것이란 생각은 안 해봤지만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받아들였다.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 세계적 박물관이 되기 위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갖고 있다.

Q. 국립박물관이 나아갈 길을 밝히신다면.
A. 국립박물관이 확장하는 시기는 지나지 않았나. 지금은 규모나 관람객 규모에서도 세계 10대 안에 드는 박물관을 이제는 보석같이 갈고 닦아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이를 통해 우리 박물관이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국립박물관은 양적 팽창을 지양하고 질의 문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Q. 취임사에서 박물관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비주얼 이미지로 보여주는 전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A. 그렇다. 취임 후 박물관을 돌아봤더니 관람객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시는 좀 딱딱하다는 느낌이고 조명시설도 손을 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손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국민에게 더욱 편히 다가가려는 방안들을 강구하겠다. 동서양 문화사가 어우러진 질과 양 측면에서 명실 공히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도록 힘쓰겠다.
 
Q. 취임 당시 일각에선 서양미술 전공자가 국립박물관 수장에 걸맞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A. 사실 전공과 박물관 경영은 별개 문제다. 서양문명 전시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또한 서양미술뿐 아니라 서울대 박물관장을 지내고 고고미술사 분야 강의도 많이 했기 때문에 전공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Q.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 관람이 많은 편인데 어린이 관람 교육에 대한 견해는.
A.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어린이 관람 형태는 몇 백 명씩 우르르 휩쓸고 다니면서 주입식으로 관람하고 설명을 베끼는데 급급한 관람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보다는 20∼30명씩 토론식 질문을 통해 작품의 시대성과 가치를 스스로 알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전문 큐레이터 훈련도 필요하다. 능력 있는 스태프와 상의해 좋은 전시가 되도록 하겠다. 이날 그의 발언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20~30명씩 소단위로 입장시켜 전문가의 지도아래 서로 자발적으로 작품 앞에서 답하고 물으며 즐기는 서구식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르르 아이들이 떼거리로 몰려오고, 설명을 베끼는 데 급급한 관람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다짐이었다.

Q. 초대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선친 김재원 박사에 이은 ‘한국 최초의 부녀 관장’이라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A. 아버지는 지난 1941년 독일에서 귀국하자마자 보성전문학교에서 독어 강사로 일했다. 6·25때 미군 열차를 빌려 문화재를 부산으로 옮기고 국제 문화교류를 위해 틈만 나면 외국의 박물관장에게 편지를 쓰셨다. 당시 아버지 같은 분도 없었다. 아버지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앞으로 풀어야 할 중점과제가 있다면.
A. 박물관의 ‘질적 도약’이다. 전시는 물론 관람 공간, 교육 프로그램 등을 더욱 편안하고 열린 분위기로 바꾸는데 주력하겠다. 일례로 안락의자 등이 놓인 휴게시설 등을 확충하고 무거운 짐을 맡길 수 있는 휴대품 보관 시설도 늘릴 생각이다. 전시 조명 등도 상당히 중요한데 학예사들과 상의해 외국인들도 감탄할만한 전시 방식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관람행태로 변화를 줄 계획이다. 소단위로 입장시켜 전문가의 지도아래 서로 자발적으로 작품 앞에서 답하고 물으며 즐기는 서구식 모델을 도입할 것을 구상 중에 있다. 박물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서고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 프로필 ================
▲ 1951년
▲ 학력
오하이오주립대학교대학원 박사, 오하이오주립대학교대학원 석사, 물렌버그대학 미술학과 학사 
▲ 경력
국립중앙박물관 관장(2011년 2월∼현재), 문화재위원회 위원(2007년∼현재), 서울대학교 박물관 관장·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미술사와 시각문화학회 회장 ·한국미술사교육학회 회장(2003년∼2005년),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1995년 3월∼현재), 서양미술사학회 회장(1993년 5월∼1995년 5월), 도쿄대학 객원연구원(1990년 10월∼1991년 6월), 덕성여자대학교 교수(1980년 9월∼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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