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0 11:01 (금)
국내 예금된 ‘미 달러의 22%’…개인이 소유
국내 예금된 ‘미 달러의 22%’…개인이 소유
  • 한계희 기자
  • 승인 2019.12.09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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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리고 환율 올라도 안전자산 사재기는 ‘↑’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의 일이다. 그 뒤에도 이 같은 추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주요 요인으로는 고액 자산가 등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사들인 것이 꼽히고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고액 자산가들이 달러화를 사들이는 가운데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하며 개인들까지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시장에 달러 ‘사재기’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달러가 안전자산이자 투자처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 물론 주요 고객은 고액 자산가들이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격화하고 한·일 경제전쟁까지 겹치는 등 대내외 악재로 시장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달러 매집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이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까지 빠르게 안전자산인 달러로 이동하면서 달러 사재기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사들이고 보자”

그러면 자산가들의 달러화 사재기는 어느 정도일까. 이는 한국은행이 한 달에 한 번씩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외화예금 집계하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알 수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 위안화 등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16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0억7000만 달러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체 달러화 예금 잔액 가운데 개인의 보유 비중은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오른 22%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 것이다.
예컨대 누가 달러예금을 맡겼는지 주체별로 구분해보면 기업이 전체 증가분의 58%, 개인이 42%로 대형 수출기업 못지않게 개인투자자들이 달러를 사 모은 셈이다. 그 결과 지난 9월 외화예금 잔액 중 기업 보유분은 78.7%로 낮아지고 개인 보유 비중이 21.3%를 기록한 것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개인 달러화 예금이 지난 4월 말 112억9000만 달러를 바닥으로 매달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 달러예금 잔액의 직전 최대치는 2018년 1월 말 133억5000만 달러였다.
실제 고액 자산가들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대거 사재기한 영향으로 지난 9월말 개인 달러화 예금을 포함한 전체 개인 보유 외화예금은 156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5억5000만 달러 늘은 금액이다. 전달인 8월  거주자 외화예금이 총 709억7000만 달러였는데 이 역시 7월보다 13억 달러 늘어난 수치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경기 하락 속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고액 자산가 등이 달러화를 사들였으며 향후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개인들이 환율이 오르는데도 상관없이 분산투자 목적으로 달러를 사들이는 경향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한국은행의 집계를 보면 늘어난 외화예금 중 95%는 미국 달러화 예금이었다”며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안전자산 선호로 선진국 투자를 담으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국내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 투자를 위해 미국 달러화 매입을 꾸준히 해 온 자산가가 많았다”면서 “그런데 최근 사재기 붐이 불고 있는 것은 강 달러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재기(?)…추세적 흐름 강하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반짝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추세적인 흐름으로 봐야 할까.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나타난 흐름으로 볼 수 있지만 그 보다는 추세적 흐름이 강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의 경우 지난 4월 말 11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늘어나는 추세에 있고 글로벌 성장세 둔화 전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자 고액 자산가를 비롯한 개인들이 달러화를 사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추세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다. 이를 보면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롤러코스터(급등락) 행보를 보였지만 환율이 잠시 주춤한 틈을 타 고액 자산가들과 개인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일례로 주요 5개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던 시기인 지난 7월 31일에서 8월 2일 사이에 13억5500만 달러 감소했다”며 “하지만 8월 2일부터 8일에는 8억2400만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달러를 보유했다가 환차익 실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강 달러에도 불구하고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환전 후 정기예금 시 연 2%가 넘는 이자가 발생하는 달러투자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에서 자산가들의 달러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깨달은 투자자들의 경제적 식견이 넓어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편 일부 자산가들의 경우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최근의 추세에 따라 ‘달러 사재기 붐에 편승할까 말까’하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일부 자산가의 경우 달러화가 잠깐 떨어졌을 때 달러로 바꿔놓거나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골드바와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골드바를 분할로 매수하고 있다.
현재 달러 투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에 대한 상승 압력이 더 켜져 상황에 따라서는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이미 많이 오른 만큼 달러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투자 자제’를 말하는 전문가들은 강 달러 추세가 변곡점에 놓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일시 수익을 노리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봐도 환율은 워낙 다양한 변수에 흔들리는 것인 만큼 지금과 같은 단기급등 수직 돌파 타이밍에서의 추가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전문가는 또 달러화 약세 반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고 최근 강 달러 국면에서 미국 채권과 주식이 동반강세를 나타내며 가격 매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투자 권유를 조언하는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박스권에서 움직이겠지만 다른 악재가 터질 경우 금세 튀어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제시한다. 다만 달러 투자는 분산투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달러 투자 상품은 달러 예금이다. 환차익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며 원금이 보장된다는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자가 낮다는 점과 환전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메리트는 높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도 이들이 제시하는 상품이다. 달러 예금과 함께 가장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달러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밖에 수수료가 저렴하면서도 일반 주식처럼 즉시 매매를 할 수 있어 순발력 있는 투자가 가능한 달러 인덱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연 3~5%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는 해외 공모펀드 등도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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