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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교수의 와인이야기 27 패라가모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 와인
고재윤교수의 와인이야기 27 패라가모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 와인
  • 월간리치
  • 승인 2011.10.09 17:29
  • 호수 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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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부터 넥타이까지 하나하나가 이탈리아 장인 정신과 전통, 세련된 미적 감각, 품격이 스며들어 있기로 유명한 패션 명품 패라가모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하나 정도는 넥타이, 구두를 싶어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무더운 여름, 보슬비가 내려 무더위를 살짝 비켜가게 한 오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피렌체에서 1시간 30분정도 차동차를 타고 산언덕을 돌고 넘고 돌아서 호젓한 산골마을을 지나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한 폭의 그림 같은 골프장을 지나 10여분을 달렸을 때 패라가모가 운영하는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Castiglion Del Bosco)와이너리에 도착했다. 처음 만난 와이너리를 안내하는 마케팅 직원도 모델처럼 호감이 가는 얼굴에 패션코디도 부러울 정도였다.

와이너리에 들어서면서 왜 패라가모인지를 알게 됐다. 전통적인 풍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패션디자인 감각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명품 패션 회사들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구찌, 보네가 베네타, 입생 로랑의 모회사인 프랑스 유통그룹 PPR은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라투르’를 소유하고 있으며,스와로브스키 그룹도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역에서 ‘노통’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LVMH 그룹은 ‘모엣 헤네시’. 샤토 디켐’,을 인수하고 계속  ‘동 페리뇽’ ‘뵈브 클리코’ ‘크뤼그’ 와이너리를 매입했다. 
이탈리아 페라가모도 2개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토스카나지역의 ‘일 보로’(Il Borro)와인이 있다.
일 보로는 원래 메디치 가문이 1860년부터 와인을 생산한 마을의 이름이며, ‘개울’을 뜻하는 것으로 중세풍을 간직하고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 일보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93년에 페라가모 그룹이 마을의 땅을 통째 구입해 포도밭도 가꾸고 새 생명을 불어넣는지 6년 만에 1999년에 첫 빈티지 와인을 출시하여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2004년에 대대적인 양조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페라가모의 패션디자인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하나가 수세기 동안 브루넬로 디 몬테폴치아노 와인을 생산해왔으며,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언덕 해발 350미터에 위치한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 와이너리이다. 1956년 패라가모 회장이 자신의 고향에 포도밭 140ha를 구입해 모두 DOCG 블루넬로로 지정받았지만 최상급 브루넬로는 30%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로소로 엄선해 생산하고 있으며, 동 영지 내에 위치한 오래된 성곽의 이름이 포데레 가우지오레(Podere Gauggiole)이다. 2003년 페라가모 그룹의 일원이 된 후 2004년부터 세계적 와인 마스터 니콜로 다프리토(Nicolo D’Afflitto)와 이태리의 재능 있는 양조학자 세시리아 레오네스치(Cecillia Leoneschi)가 합류하면서 현대적인 스타일의 멋진 브루넬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약 8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 영지는 현재 토스카나 지방의 가장 큰 영지로서 뉴욕 센트럴 파크의 5배, 모나코의 9배, 런던 하이드 파크의 12배 크기를 자랑하는 호화로운 개인 영지로 유명하다. 17~18세기에 지어진 농장을 개조한 잔디밭, 바비큐 장과 개인 풀이 딸린 호화로운 빌라 20채와, 또한 16개의 호화 스위트룸을 포함한 23개의 객실 룸과 레스토랑, 바, 쿠킹 스쿨, 개인 도서관, 에노테카, 전통 매장, 야외 풀, 가든, 스파 등을 포함한 10개의 빌딩으로 이루어진 메인 빌라인 일 보르고, 프라이빗 골프코스 등 페라가모 가문의 거대한 개인 제국을 둘러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시설이 패션 제국답게 최고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럭셔리한 스타일을 보여주지만 어디 한곳이라도 패라가모의 로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 영지 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 겸 와인을 시음했다. 격조 높은 음식에 마시는 다양한 와인들도 인상 깊었지만 레스토랑에 서비스하는 종사자들은 세계적 호텔출신답게 경험 많고 노련했다.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 와인은 브루넬로 디 몬테폴치아노 와인의 특성이 그렇듯이 화려하지 않으면서 품격이 있으며, 묵직한 바디감, 우아하고, 복합적인 아로마의 집중도가 뛰어나며, 밸런스와 여운도 뛰어나며, 장기 숙성이 가능한 와인으로 쇠고기, 양고기 등 붉은색 육류와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줬다.
또한 카스티글리온 델 보스코 와이너리는 국제포도품종으로 블렌딩하여 양조한 프리마 피에트라 리파르벨라 2007(Prima Pietra Riparbella 2007; 메를로 50%, 카베르네 소비뇽 30%, 카베르네 프랑 등 기타 20%) 등 몇 가지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나 최근에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론칭 한 드라곤 2005(Dragon, 2005)은 기대 이상으로 맛과 향이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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