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정용진 승부수   신세계 4조원 매물 이베이 품었다
정용진 승부수   신세계 4조원 매물 이베이 품었다
  • 한겨레 기자
  • 승인 2021.07.0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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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베이코리아 본계약 체결

 

신세계그룹이 롯데를 제치고 이베이코리아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다.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각에 뛰어든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본계약을 체결할 경우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2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다면 여전히 변수는 있다. 리치에서는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두고 신세계와 롯데의 치열한 경쟁을 펼친 현장을 들어가봤다.


신세계그룹이 롯데그룹을 제치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거래액 50조원에 육박하는 최대 유통기업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는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석권을 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승부수로 해석된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모친인 이명희 회장이 2006년 월마트코리아를 7400억원에 인수한 것을 포함해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신세계그룹은 6월24일 이베이 미국 본사와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베이가 보유 중인 한국 법인 지분 80%가 인수 대상이다.
신세계는 이번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e커머스 시장 3강 싸움에 돌입한다.

지난해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8%)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로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3%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신세계그룹은 점유율 15%로 시장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베이코리아의 270만 유료 회원과 국내 최대 규모의 셀러를 확보함으로써 온라인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거래액과 합하면 50조원에 육박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온-오프라인 유통 판매액(면세점 제외)은 28조원으로, 이베이코리아 20조원과 단순 합산으로 48조원 규모에 이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최고 유통기업으로 쌓아 온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인수 나선 신세계... 네이버와 동맹은 계속

특히 눈여겨볼 것은 이번 인수가 신세계 단독 인수에 나섰다는 점이다.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는 본입찰까지 공동 인수를 고려했던 네이버가 불참하면서 단독으로 참여했다. 쇼핑 플랫폼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취득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어 e커머스 시장(160조원)에서의 영향력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에 대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5조원으로 언급돼 온 이베이코리아의 매수 금액 부담에 따라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한 대답이다.

정 부회장이 그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이베이코리아가 단순 온라인 강화가 아닌 전체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의 도약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내비치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온라인 비중이 50%에 달하게 되면서 미래 사업 중심 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된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1위 유통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승자의 저주라는 오명도 일부 벗어날 전망이다. 최종 인수금액이 3조4000억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진 까닭이다. 하지만 재무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마트의 현금성자산은 약 1조원이다. 지난달 이마트 가양점 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재무구조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시너지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비해 추가적인 투자 수요까지 감안하면 아마트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6월15일(현지시간)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한 롯데그룹과 롯데쇼핑을 제치고 이베이코리아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다. 
인수가는 롯데쇼핑 3조원 미만, 롯데그룹은 3조원 초반대를 제시한 반면 신세계그룹은 4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했다.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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